[신화망 톈진 4월13일] 올 봄, 중국 거리 곳곳에 자리한 작은 상점들이 유난히 생기가 넘치는 모습이다.
◇"희망이 찾아왔다"
청명절(淸明節) 전날 밤 톈진(天津)시 허핑(和平)구 우다다오(五大道) 관광지 안, 봄바람에 날린 해당화 꽃잎이 서양식 건물에 떨어지며 아름다움을 더했다.
새벽 3시 다리다오(大理道). 커피와 수제 맥주를 파는 '주두(酒渡)'가 마지막 손님을 보내고 문을 닫았다.
매장 주인 스(石)씨는 "원래는 오후 1시부터 새벽 1시까지 영업한다"며 올봄 들어 우다다오 관광지가 인기를 끌면서 거의 매일 영업시간을 연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근처 무난다오(睦南道)에 있는 '줘이·탕(酌意·棠)' 카페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금요일 오후는 원래 피크 타임이 아니지만 매장 안은 이미 손님들로 꽉 찼다.
가게 뒷마당 해당나무 아래에는 음료를 들고 잡담을 나누며 사진을 찍는 손님들로 가득했다. 가게 주인은 그 나무를 가리키며 "100년 묵은 나무로 매년 봄에 가장 먼저 꽃을 피운다"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톈진(天津)시 허핑(和平)구 우다다오(五大道) 관광지 다리다오(大理道)에서 꽃구경을 하고 있는 관광객들을 드론에 담았다. (사진/신화통신)
인근에 위치한 'CUBE 카야 버터 토스트' 가게 주인 왕(王)씨는 차가 밀리는 거리를 바라보며 "희망이 찾아왔다"고 말했다.
문화관광산업이 꾸준히 회복세를 보이면서 이곳 작은 상점에도 봄이 왔다. 왕씨는 "지난해 겨울보다 매출이 10배 넘게 올랐다"며 기뻐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올해 1~2월까지 소비품 소매판매액은 7조7천67억 위안(1천479조1천469억3천1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다. 3월 중국 서비스업 비즈니스 활동지수도 상승세를 보였다.
◇"주변의 모든 것이 좋아지고 있다"
오후 5시30분, 톈진시 난카이(南開)구 칭펑루(慶豐路)에 있는 커팅(可婷)상점이 손님들로 북적였다. 20㎡(제곱미터)도 채 안 되는 공간이지만 쌀과 밀가루부터 곡물, 식용유, 신선한 야채, 과일, 일용품 등 없는 것 빼고 다 있다.
고객층도 아이를 데리러 나왔다가 채소를 사는 엄마, 퇴근 후 과일을 사가는 직장인 등으로 다양하다. "사과 15~20㎏도 하루 반나절이면 다 팔리고 없어요." 하늘이 어두워질 때쯤 주인 쩌우(鄒)씨가 계산기를 두드리며 홀가분하게 말했다.
중국 국가시장관리감독총국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중국에 등록된 자영업자 수는 1억1천400만 명에 달했고 3억 명에 가까운 고용을 창출했다.
수많은 작은 상점들의 활기는 상업의 활력을 의미한다.
톈진시 허시(河西)구에 있는 '틸 서머 커피(Till Summer Coffee)' 카페는 동네 장사를 하는 곳이다. 4개의 테이블 중 절반 이상이 단골손님에 의지한다.
샤오위(小雨)는 1주일에 세 번 정도 가게를 찾는 단골손님으로 사장님이 바쁘면 직접 나서서 손님을 받기도 한다. 그는 "주변의 모든 것이 좋아지고 있다"며 매장이 다시 붐비는 것이 그 신호라고 말했다.
'틸 서머 커피(Till Summer Coffee)'를 찾은 고객이 사장에게 남긴 카드. (사진/신화통신)
◇"경기가 호전되고 있다"
일부 작은 상점의 경우 기대했던 것보다 더 일찍 '봄'이 찾아왔다. 우다다오 관광지의 한 식당 주인은 신정(원단∙元旦) 당일 손님들이 길게 줄을 섰다고 놀라워했다.
한 카페 책임자는 "지난 2월 이후 매장 이용객이 눈에 띄게 늘었다"며 "올 상반기엔 매달 새로운 행사를 열었다"고 말했다.
스테이크 전문 레스토랑 '1981'의 주인 마(馬)씨는 올해 두 곳의 가게를 새로 열 계획이다. 그중 하나는 이태리식 선술집이다. 새로운 분야이지만 그는 "경기가 호전되고 있으니 시도해 볼 때가 됐다"며 두렵지 않다고 말했다.
경기가 회복되면서 중국 각지에서는 노점과 작은 상점을 살리기 위한 조치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예를 들어 난징(南京)시는 '작은 상점 계획'을 내놓으면서 현재까지 10만여 개의 도시 상점에 혜택을 제공했고 광시(廣西)좡족자치구는 구체적인 조치를 발표하고 유연한 관리감독 서비스로 작은 상점의 발전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 중국은 정부 업무 보고에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발전을 지원하겠다고 명시했다.
지난 1일 톈진시 허핑구 우다다오 관광지 내 해당화를 주제로 한 행사에 참가하려고 줄을 서 있는 사람들. (사진/신화통신)
점주들은 지원 조치의 효과를 더욱 똑똑히 느끼고 있다. 올해 해당화 시즌, 우다다오가 있는 허핑구는 해당화 시리즈 행사를 열면서 문화관광 소비를 이끌었다. 조명쇼와 마켓 등 다양한 이벤트가 열렸고 작은 상점들도 덩달아 높은 매출을 올렸다.
잠정 통계에 따르면 3월 31일부터 4월 2일까지 톈진시 허핑구 진제(金街)와 우다다오 등 관광지의 고객 유동량은 연인원 418만5천7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5.54% 급증했다. 문화관광 종합수입은 4억6천500만 위안(891억9천630만원)으로 153.39% 늘었다.
청명절 전날 밤 톈진의 기온은 급격히 떨어졌지만, 비가 그치고 하늘이 개자 해당나무 위 꽃들은 여전히 아름다운 자태로 활짝 피어있었다. 한 점주는 "우리도 이 경치처럼 앞으로 더욱 좋아질 것"이라고 희망을 내비쳤다.
원문 출처:신화통신 한국어 뉴스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