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화망 하이커우 7월6일] '베이강다오(北港島) 징시(鯨喜)생태예술제'(이하 예술제)가 6월 23일~7월 9일 하이난(海南)성 하이커우(海口)시 베이강(北港)촌에서 열린다. 8명의 한국 예술가는 베이강촌에 자리를 잡고 색다른 예술 창작 활동을 펼쳤다. 마을 곳곳을 둘러보고 현지인들이 들려주는 역사와 문화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은 이들은 자신만의 예술 작품을 정성껏 디자인했다.
25년 전 브라이드고래 한 마리가 안타깝게도 베이강다오 해변에 좌초됐다. 마을 사람들은 이 고래를 살리려고 물을 뿌리고 배에 태워 바다로 돌려보내는 등 며칠간 애를 썼지만 고래는 결국 사망했다. 마을 사람들은 브라이드고래를 묻어주고 묘비를 세워주며 슬픔을 달랬다.
"고래 묘지를 만들어줬다는 이야기는 정말 놀라웠습니다. 이를 계기로 인간과 자연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예술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부산에서 온 진영섭 작가는 마을 주민과 상의한 후 이 감동적인 스토리를 바탕으로 버려진 어선과 나뭇조각을 가지고 고래 무덤 옆에 예술작품을 디자인해 설치하기로 했다.

진 작가는 "작품 중 고래의 머리를 바다 쪽으로 향하게 해 고래를 다시 바다로 돌려보내고자 최선을 다했던 마을 사람들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다"며 이 작품을 통해 베이강촌의 이야기를 널리 들려줄 뿐만 아니라 하나의 문화적 랜드마크로서 관광객을 많이 유치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베이강다오로도 불리는 베이강촌은 하이커우시의 유일한 도서 행정촌이다. 맹그로브숲과 드넓은 갯벌이 있는 이곳은 섬, 연해 습지, 전통 어촌 문화 등 다양한 면모를 갖췄다.
특히 지난 2021년 하이원(海文)대교가 개통되면서 베이강촌은 마을 역사관, 부두, 맹그로브숲, 해변이 연결된 아름다운 일주도로를 갖추게 됐다. 덕분에 명성을 듣고 이 작은 마을을 찾는 관광객이 점점 늘고 있다. 마을 주민들 역시 이를 계기로 민박과 식당을 개업해 관광업에 뛰어들었다.
한편 이번 예술제 기간 다채로운 행사가 열려 눈길을 끌었다. 진 작가와 마을 주민들은 관광객에게 캔버스 가방, 티셔츠, 브로치 등 여러 굿즈 제작 체험을 선사했다. 제품들은 모두 진 작가가 정성껏 디자인한 것으로 베이강촌의 독특한 모습이 녹아들어 있다.

진 작가는 중국에서 여러 차례 현지 예술 프로젝트 창작에 참여한 바 있다. 하이난의 독특한 자연 풍광에 매료된 그는 "이곳의 생태 환경이 매우 아름답다"며 "마을 구석구석을 모두 둘러봤고 마을 사람들도 저를 가족처럼 대해준다"고 전했다.
마을 주민들과 예술가들이 함께 노력한 끝에 다양한 모양의 고래 작품이 점차 완성되고 있다.
"마을마다 자신만의 역사와 문화가 있습니다. 단지 예술가의 손을 빌려 탄생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마을 주민이 함께 참여한 예술 작품이 되길 바랍니다. 그러면 우리가 떠난 후에도 마을 주민들이 자신들의 작품이라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겠죠." 진 작가의 말이다.
이어 그는 이 예술 작품을 통해 베이강촌이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할 뿐만 아니라 마을 주민들 마음속에 소중한 기억이 되어 이 아름다운 땅을 소중히 지키고 사람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이곳만의 독특한 이야기를 널리 들려주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원문 출처:신화통신 한국어 뉴스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