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망 베이징 1월11일] 더운 여름날, 귤 과즙이 톡톡 터지는 탄산수 베이빙양(北冰洋)은 베이징 시민들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청량음료다.
앞서 1936년부터 사랑받아 온 베이빙양은 한때 생산라인을 24시간 풀가동해도 공급이 수요에 못 미칠 정도로 찾는 사람이 많았다.
그러나 1990년대 외국 기업과 합자회사를 설립한 이후 치열한 시장 경쟁 속에서 베이빙양의 매출은 전성기의 1% 미만으로 급감했다. 이후 점차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2007년 모기업인 베이징이칭(一輕)홀딩스(이하 베이징이칭)가 협상을 통해 브랜드 소유권을 되찾으면서 베이빙양은 전환점을 맞았다. 향후 4년 동안 베이빙양이라는 이름으로 탄산음료를 생산하지 않기로 약속한 결과였다.
2011년 베이빙양이 깜짝 컴백했다. 아무런 광고를 하지 않았음에도 이 청량음료는 순식간에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두 달 만에 수익을 낸 후 2년 만에 매출 1억 위안(약 198억원)을 돌파했다. 2023년까지 베이빙양은 연평균 40% 이상의 매출 신장을 달성했고 수익은 매년 20%씩 증가했다.
베이빙이칭이 브랜드를 되찾은 후 생산량 회복은 물론 기존의 맛에 충실하면서도 현대인의 입맛에 맞추는 것이 관건이었다. 이에 회사 개발팀은 프리미엄 재료를 꼼꼼하게 선택해 레시피를 완성했다.
인공 감미료에 의존하는 일반 탄산음료와 달리 베이빙양은 '다훙파오(大紅袍)'라는 이름의 껍질이 붉은 귤 추출액을 원료로 사용한다. 베이징이칭 관계자는 천연 재료를 사용한 덕분에 베이빙양만의 독특한 맛과 식감을 살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베이빙양의 부활은 전통과 혁신 간 미묘한 균형점을 찾은 것이 성공의 열쇠임을 말해준다.
예를 들어 해당 브랜드는 백곰이지만 푸른 하늘과 같은 고전적 요소를 유지하는 한편 젊은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도록 로고 이미지와 포장을 손봤다. 한때 비실용적이라고 여겨졌던 유리병을 다시 도입해 향수를 불러일으킴과 동시에 친환경적 가치를 표방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베이빙양은 전통의 매력과 현대적인 감성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며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다.
최근 수년간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높아진 국가에 대한 자긍심은 전통 브랜드가 새로운 시장에 진출하는 발판이 돼 주었다. 베이빙양과 같은 로컬 브랜드 역시 온라인 트래픽을 실제적인 오프라인 판매로 효과적으로 전환시킬 수 있었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현재 중국에는 1천455개의 라오쯔하오(老字號·오래된 전통 브랜드)가 있다. 지난해 상반기 각지에서는 현지 라오쯔하오를 위한 170개 행사를 개최해 36억9천만 위안(7천30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통해서도 118억2천만 위안(2조3천403억원)의 온·오프라인 매출을 달성했다.
화려한 컴백에 성공한 베이빙양은 현대 소비자들이 다양성을 중시한다는 점에 착안해 저당 탄산음료, NFC 주스, 상징적인 백곰 로고가 들어간 티나 커피 음료 등 제품 라인을 다원화시켰다.
중국 전역에 브랜치를 가동한 베이빙양은 이제 중국의 맛을 해외로 알리기 위해 시동을 걸고 있다.
원문 출처:신화통신 한국어 뉴스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