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망 베이징 8월15일] 뜨거운 여름, 10여 명의 외국인 대학생은 베이징의 융딩먼(永定門)에서 구러우(鼓樓)로 라이딩을 나섰다.
영국 요크대학 학생인 칼럼 데이턴은 중러우(鐘樓) 앞에서 흥분을 감추지 못한 채 1920~30년대 찍은 베이징 성문 사진을 들고 친구들과 기념 촬영을 했다. 데이턴은 더운 날씨에 연신 흘러내리는 땀을 닦아내며 "베이징 여행은 오늘이 처음인데, 베이징의 유구한 역사와 문화를 담은 건물들을 둘러볼 수 있어 정말 끝내주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천년 고도 베이징의 역사와 문화가 담긴 곳곳을 자전거로 탐방하는 이 수업은 베이징대학이 지난해 외국 유학생을 대상으로 개설한 서머스쿨 영어 강좌다.
라이딩 강좌는 지금까지 중국∙영국∙프랑스∙독일∙캐나다∙호주∙일본∙싱가포르 등 10여 개 국가(지역)의 130명이 참가할 정도로 각국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다.
베이징대학교 체육교육연구부 재직 중인 루푸취안(盧福泉)은 자전거 애호가이자 베이징의 역사∙문화에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다. 이번 강좌를 맡아 금∙원∙명∙청 시대 수도로 활약한 베이징의 역사와 문화를 둘러볼 6개 라이딩 코스를 계획했다.
이번 코스에는 고궁∙톈탄(天壇)공원∙징산(景山)공원 등 인기 관광지뿐만 아니라 수많은 박물관∙회관∙극장 그리고 유명 인사들의 고택도 포함됐다. 얼마 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베이징 중축선 역시 주요 루트로 꼽힌다.
전체 길이 7.8km의 베이징 중축선은 베이징 구시가지 남북을 관통하는 축선이다. 13세기에 착공돼 700여 년에 걸쳐 축조가 이뤄진 중축선은 베이징의 유명한 역사 문화 경관과 유물 15곳을 잇는다.
강의실에서 유창한 영어로 베이징의 역사와 구도 그리고 중축선 관련 지식을 전한 루푸취안은 "각국 청년들이 베이징 중축선을 라이딩하며 역사∙문화의 매력 속에 푹 잠기길 바란다"고 전했다.
캐나다 웨스턴대학에서 온 자오잉치(趙英齊) 학생은 "베이징 여름 날씨가 무척 덥지만 이 강좌에 참여해 오래된 도시를 탐방할 수 있어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경험한 것을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며 "중국 역사∙문화의 신비로움을 현장에서 직접 체험해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영국 요크대학에서 온 마리아 램에게 이번 강좌는 '뿌리를 찾는 여행'이나 다름없다. 해외에서 태어났지만 어머니가 베이징 사람인 그는 어려서부터 베이징의 역사∙문화에 관심이 많았다. 램은 "사람은 자신이 어디서 왔는지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베이징은 한번 쓱 둘러보고 떠날 도시가 아니라며 "고궁이나 만리장성 외에도 수많은 역사∙문화 유산들이 있기 때문에 이를 탐방하고 이해하기 위해선 시간을 들여야 한다"고 부연했다.
램은 "중축선의 모든 건축물이 비슷한 모양으로 조화를 이루고 있다"며 "영국 전통 건축물과 비교했을 때 그 이면에 담긴 사상과 신비로움이 매우 흥미롭다"고 전했다.
한 달간의 라이딩 강좌를 수강한 학생들은 베이징이라는 도시와 사랑에 빠졌다. 이들은 중국에 다시 와 더 많은 도시의 아름다움을 탐색해 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원문 출처:신화통신 한국어 뉴스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