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망 하얼빈 1월29일] "과거 이곳 사람들은 벌목으로 먹고살다 보니 눈 오는 날을 싫어했습니다. 임업장 인부들은 눈을 보며 시름에 젖곤 했죠." 헤이룽장(黑龍江)성 무단장(牡丹江)시에 위치한 솽펑(雙峰)임업장에서 민박을 운영하는 류칭린(劉清林) 사장의 말이다. 매년 적설 기간이 7개월에 달하는 솽펑임업장은 연평균 적설심이 2m 이상에 달해 '중국 설향(雪鄕)'으로 불린다.
솽펑임업장이 자리한 지역은 산이 높고 숲이 울창하다. 바람이 잔잔하고 온∙습도가 적절해 눈의 점도가 높아 눈이 내리면 지형을 따라 다양한 형태의 설경을 그려낸다. 관광객이 점점 늘어나자 설향 1호 민박인 류 사장의 사업도 점차 활기를 띠게 됐다.
류 사장은 "저희 아버지가 1999년에 막 민박을 시작했을 당시엔 침대가 딱 2개 있었다"며 "이후 객실을 40개로 확장하고 실내에 욕실을 구비하는 등 관광객 수요에 맞춰 점차 업그레이드됐다"고 설명했다.
설향 1호 민박에 들어서면 로비 캐비닛 위에 둥베이(東北) 스타일의 꽃무늬 솜패딩이 걸려 있다. 류 사장은 "둥베이 문화를 느끼도록 외지인을 위해 일부러 준비한 것"이라며 "무료로 착용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춘절(春節·음력설)을 앞두고 류 사장의 사업은 더욱 호황을 맞았다. 그는 "겨울철이 이 지역 관광 성수기"라며 "연휴 객실 예약이 모두 끝났다"고 말했다.
빙탕후루(氷糖葫蘆), 얼린 배(凍梨), 군고구마...설향을 찾은 관광객은 하얗게 쌓인 눈 외에도 다양한 둥베이 '먹거리'를 즐길 수 있다.
또 다른 민박집 사장 판자오이(樊兆義)는 "저희 집에선 주로 오리지널 둥베이 요리를 선보인다"며 손님들에게 민박 대표 음식을 소개했다.
판 사장도 전엔 솽펑임업장에서 벌목공으로 일했지만 이 지역 벌목 사업이 중단되면서 다른 임업장 노동자들과 마찬가지로 관광 서비스업에 종사하게 됐다.
판 사장은 "처음엔 집을 개조해 민박집으로 운영했다가 이젠 70㎡의 식당을 증축하고 객실도 30개로 늘어났다"면서 "올 들어 빙설 관광이 인기를 끌면서 매출이 예년보다 30% 가까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설향에는 류 사장이나 판 사장처럼 200곳 이상의 경영주체가 민박을 운영하고 있다.
펑후이창(馮慧強) 룽장썬궁(龍江森工)그룹 다하이린(大海林)임업국유한공사 삼림관광산업발전부 부부장은 '중국 설향'이 천혜의 지리적 우위와 풍부한 빙설 자원을 활용해 특색 산업을 발전시키는 한편 생태 환경을 보호해 농촌 진흥에 지속가능한 강한 동력을 주입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겨울 들어 전년 동기 대비 11배 늘어난 72만5천 명(연인원)의 관광객이 이곳을 찾았다고 덧붙였다.
설향은 도로∙전력∙잔도 등 인프라를 개선하고 레트로 상점, 굿즈 판매점, 모닥불 파티, 전통 공연 등 둥베이 특유의 감성에 현대적 요소를 더한 다양한 행사를 마련해 관광객의 체험 만족도를 높였다.
과거 솽펑임업장은 혹독한 겨울에 아무도 찾지 않는 추운 곳이었다. 그러나 이제 '중국 설향'은 빙설경제의 핵심으로 뜨거운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눈 덕분에 상상 이상의 좋은 나날을 보내고 있다는 한 현지인의 말처럼 이곳 주민들의 생활도 은빛 열기 덕분에 생활이 나날이 윤택해지고 있다.
원문 출처:신화통신 한국어 뉴스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