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진 애호가가 지난 15일 장시(江西)성 난창(南昌)시 샹산(象山)산림공원에서 백로 떼를 촬영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신화망 푸저우 3월26일]꽃 피는 춘삼월 따사로운 햇살이 해발 900m 이상의 후이루산(灰爐山)을 어루만지자 숲이 아침을 맞이했다. 여기저기서 새소리가 들리고 마을 주민 싱창춘(邢長春·50) 역시 바쁜 하루를 시작한다.
싱창춘은 오전 6시쯤 산길을 10여 분 걸어 오르며 챙겨온 옥수수 알갱이를 바위와 고목, 나무줄기 등에 골고루 뿌렸다. 흰 꿩 백한이 먹이를 찾아 이리저리 움직이는 아름다운 자태가 조류 애호가들의 눈에 담기도록 하기 위해서다.
준비를 마친 싱창춘이 호루라기를 몇 차례 불었다. 그러자 20여 마리의 야생 백한 떼가 머물던 숲속 깊은 곳에서 쏟아져 나와 먹이가 던져진 곳으로 날아갔다. 백한 가족은 여기저기 뿌려진 옥수수 알갱이를 순식간에 쓸어 갔다.
한 마을 주민이 2021년 3월 13일 윈난(雲南)성 루수이(瀘水)시 싼허(三河)촌 숲속에서 새를 부르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푸젠(福建)성 융안(永安)시 펑톈(豐田)촌에 거주하는 싱창춘은 이 마을 최초의 '조류 가이드(鳥導)'다. 그는 조류 관찰지를 활성화하기 위해 5년 가까이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하루도 빼놓지 않고 야생 백한에게 먹이를 주었다.
화려한 자태의 야생 백한은 중국 국내외 조류 애호가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하루 평균 10여 명의 관광객이 조류 관찰을 위해 싱창춘을 찾고 있다. 덕분에 싱창춘은 관광객 숙식과 조류 관찰지 입장권 수입으로 적지 않은 소득을 달성할 수 있었다.
싱창춘처럼 중국 각지의 수많은 농가가 전문 '조류 가이드'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매일 각종 수상∙육상 조류에게 먹이를 주고 조류 관찰지 플랫폼을 활용해 국내외 수많은 조류 애호가들을 유치하고 있다.
조류 관찰 관광은 망원경∙카메라 등 광학 도구를 가지고 자연 상태의 야생 조류를 관찰하는 활동을 말한다. 관광객은 자동차∙배 등 교통수단을 통해 높은 산, 큰 강, 삼림, 풀숲, 호수, 늪지 등지에서 새의 흔적을 찾고 새의 활동을 관찰한다. 또한 새소리를 녹음하고 새의 자태를 촬영하며 종류를 감정한다.
지난 1월 24일 하이난(海南)성 단저우완(儋州灣) 부근 습지에서 새를 관찰하고 있는 관광객들. (사진/신화통신)
퉁촨(仝川) 중국생태학회 습지전문위원회 부주임은 조류 관찰 관광은 현대 관광업 발전 추세에 부합한 것으로 관광 목적지 환경에 대한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한편 상당한 경제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퉁 부주임은 야외 조류 관찰 활동은 과학기술과 경제가 비교적 발달한 영국과 북유럽에서 처음 시작돼 200여 년의 역사를 지녔다며,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레저 관광의 형태로 발전했다고 전했다.
중국은 세계에서 조류 종류가 가장 많은 국가 중 하나다. 현재 중국 전역에서 1천445종의 조류가 발견됐으며 그중 394종은 국가 중점보호 대상인 야생조류다. 또 전 세계 8개 철새 이동 경로 중 3개가 중국 대륙을 관통한다.
퉁 부주임에 따르면 중국 대륙에서는 1990년대부터 베이징∙광저우(廣州)∙상하이 등 도시를 중심으로 소수의 조류 애호가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30년이 지난 지금 각지에서 조류 관찰 조직이 생겨 나면서 조류 관찰 관광 활성화를 위한 기반을 튼튼히 했다.
특히 2005년 설립된 냐오왕(鳥網)은 중국 내 야생 조류 촬영을 주로 하는 생태 포털 사이트로, 현재 회원 수만 50만 명이 넘는다.
퉁 부주임은 농촌이 현지 실정에 따라 특색 있는 조류 관찰 관광을 발전시킨다면 대자연과 접하고 싶은 도시인들의 수요를 충족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외딴 지역 농촌 주민들의 소득 증대를 도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이 바로 중국이 제시한 '녹수청산 금산은산(맑고 깨끗한 산과 물이 귀중한 자산이다)' 이념을 실현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제언했다.
원문 출처:신화통신 한국어 뉴스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