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망 창춘 12월15일] 1990년대만 해도 와인 하면 중국 소비자들은 '퉁화(通化)'를 떠올렸다.
지린(吉林)성 퉁화시는 중국에서 가장 먼저 와인을 만들기 시작한 지역 중 하나다. 야생 머루를 원료로 제조된 퉁화 와인은 달콤하고 향이 진해 몇 대에 걸쳐 '중국산 와인'의 대표주자로 손꼽혔다.
그러나 중국인들의 식습관과 소비문화가 변화하고 외국산 와인이 대량 수입됨에 따라 퉁화 와인의 시장 점유율은 점차 감소했다.
그럼에도 퉁화 와인은 자신만의 길을 지켜 나가기 위해 애쓰고 있다.
"천혜의 기후 조건이 만들어낸 우수한 품질의 포도 품종 덕분에 일관된 맛을 낼 수 있다는 점이 퉁화 와인의 최대 장점입니다." 지린성 지안(集安)시의 한 와이너리 쿵칭썬(孔慶森) 대표의 설명이다.
퉁화시의 포도 주산지인 지안시는 라오링(老嶺)산맥이 북쪽에서 불어오는 찬바람을 막아주고 따뜻한 해양 기류가 강을 따라 흘러들어오기 때문에 산머루 재배에 매우 적합한 기후가 형성된다. 지안시가 위치한 북위 40도는 보르도, 나파 밸리 등 전 세계적으로 품질이 뛰어난 포도 생산지가 밀집해 있는 '와인 황금 위도대'다.
(중국 창춘=신화통신) 지난 10일 수확을 기다리고 있는 포도송이의 모습. 2021.12.12 (사진/신화통신)
와인업계 관계자는 "와인 애호가들이 다 알다시피 좋은 술은 좋은 '품종'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다년간의 노력 끝에 퉁화 지역에서 우수한 품질, 높은 생산성, 강한 내한성을 지닌 중국 산머루 토착 품종 '베이빙훙(北冰紅)'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양밍(楊明) 퉁화시 부시장은 "이로써 퉁화 산지에서는 중국 양조사가 자국 양조기술을 바탕으로 국내 토착 포도 품종을 가지고 '중국의 맛'을 대표하는 와인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매년 24절기 중 하나인 대설이 지나면 지안시의 각 와이너리는 포도 수확철을 맞이한다. 포도송이는 가지에 매달린 채 자연 결빙과 바람 건조를 시켜 당분이 고도로 농축된다. 이때 재배농가에서는 해가 뜨기 전, 그리고 기온이 약 영하 8도일 때 포도를 따서 저온 압착으로 당분을 보존하고 발효시킨다.
쿵 대표는 "나무 한 그루에 맺힌 포도로 375mL의 와인 한 병을 만들기에도 모자랄 때가 많다"고 설명한다.
(중국 창춘=신화통신) 지난 10일 눈밭 위의 아이스와인. (사진/신화통신)
퉁화 산지에서 연간 500t 이상의 아이스와인이 생산되면서 세계 시장 점유율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
중국농업과학원 특산연구소 관계자는 베이빙훙이 세대교체를 거듭하며 계속 재배됨에 따라 더 발전될 여지가 크다며 퉁화 와인의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징시쥔(經希軍) 퉁화시 와인산업발전팀 팀장은 "스위트와인 시장을 세분화시켜 점유율을 최대한 높이는 것이 현재 퉁화시 와인 산업단지의 목표"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원문 출처:신화통신 한국어 뉴스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