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망 인천 5월20일] 한국에서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중국 요리라 하면 단연 짜장면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인천 차이나타운에 있는 짜장면박물관에서는 중국 산둥(山東)에서 온 화교들이 짜장면을 한국에 들여와 발전시켜온 역사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2012년 개관한 짜장면박물관 건물은 과거 '공화춘(共和春)'이라는 중국 음식점이었다. 1912년에 문을 연 공화춘은 한국에서 최초로 짜장면을 정식 메뉴로 판매한 음식점으로 알려져 있다.
총 2개 층으로 이뤄진 박물관 2층에는 5개의 전시실이 있다. 이곳에서는 관련 역사 물품과 모형을 활용해 한국 화교의 역사, 짜장면의 탄생, 그리고 한국의 시대별 짜장면과 관련된 사회문화적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1층에는 1960년대 공화춘 주방의 모습을 현실감 있게 재현해 놓았다. 이곳의 규모는 크지 않지만 인천 지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박물관으로 꼽힌다.

박물관에서는 전시를 통해 짜장면이 한국에 뿌리내린 역사를 알아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재한 화교의 발전사를 들여다볼 수 있다. 1883년 인천항이 개항하면서 중국 산둥성과 바다를 사이에 두고 있는 지리적 이점으로 인해 많은 중국 이민자들이 산둥에서 인천으로 건너왔다.
당시 많은 화교 노동자들은 부두에서 육체노동에 종사했고 이들을 대상으로 고향의 맛인 짜장면을 판매하는 손수레 노점이 점차 늘어났다. 이는 한국에 정착한 짜장면의 기원이 됐다.
1908년 산둥 출신의 화교들은 화교 밀집 지역인 인천시 선린동에 '산둥회관'을 설립했다. 1911년 중국에서 신해혁명이 일어나자 이를 경축하기 위해 산둥회관 주인이 건물을 새로 단장하고 '공화국 원년의 봄'을 맞이한다는 뜻의 '공화춘'으로 바꿨다.

김선영 인천중구문화재단 공연전시팀 주임은 짜장면박물관에서 가장 대표적인 전시품은 바로 박물관 건물 자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해당 건물은 1908년에 지어진 중국식 건축물로 2006년 국가등록문화재에 이름을 올렸다. 이 건물은 짜장면의 역사를 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인천 화교 사회의 삶과 문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문화유산이기도 하다.
전시를 통해 1950년대 이전까지 짜장면은 한국에서 고급 요리로 여겨졌으며 일반인들은 명절이나 경사스러운 날에만 먹을 수 있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1948년 산둥 화교들은 중국 전통 짜장면에 사용되던 장에 단맛이 강한 캐러멜 소스를 첨가해 한국인의 입맛에 더 잘 맞는 '사자표 춘장'을 개발했다. 이는 한국식 짜장면의 탄생으로 인정받았다. 1960~70년대에는 쌀이 부족한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혼분식 장려 운동'을 펼쳤고 그 영향으로 한국식 짜장면은 발전의 전성기를 맞이하게 됐다.
김 주임은 짜장면에는 단순한 음식을 넘어 중국 이민자의 정착 과정, 인천의 도시 발전 및 한국인의 일상 문화와 정서가 융합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물관은 인천에 정착한 화교의 역사를 보여주는 동시에 그들이 만들어낸 짜장면이 한국에 뿌리내리는 과정을 담아내고 있어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고 설명했다.
원문 출처:신화통신 한국어 뉴스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