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망 하이커우 2월2일] 겨울철 하이난(海南)성의 기온은 대체로 섭씨 20도 이상을 유지한다. 따뜻한 날씨와 더불어 풍부한 습지 자원을 보유한 이곳은 겨울을 나기 위해 찾아오는 철새들의 안식처가 되고 있다.
쉐메이리(薛美麗) 하이난 창장(昌江) 하이웨이(海尾)습지공원 관리센터 부주임은 지난달 하순 하이난성 저어새 동시조사 기간 동안 다리에 '가락지(표식)'를 단 저어새를 또다시 포착했다. 인식표에는 'M01' 글자가 분명하게 보였다. 'M01' 저어새는 지난 2021년 6월 한국에서 가락지를 부착한 후 날려 보냈다는 것을 의미한다.
쉐 부주임이 'M01' 가락지를 부착한 저어새를 포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2년에도 월동하러 하이난을 찾은 철새를 발견한 적이 있다. 쉐 부주임은 "다리에 부착한 가락지에 모두 기록돼 있다"면서 "이들 데이터를 통해 저어새의 이동 경로를 알 수 있어 저어새 연구에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된다"고 설명했다.
하이난은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에 위치해 있다. 해당 경로는 러시아 극동지방∙미국 알래스카에서 호주∙뉴질랜드까지 이어지는 철새이동경로로 총 22개국을 지난다. 철새가 가장 많이 이동하는 경로 중 하나다.
지난 2006년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세계정상회의(WSSD)'에서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EAAFP)이 출범했다. EAAFP 회원국으로는 인도네시아, 일본, 한국, 러시아, 중국, 태국 등이 있으며 상설 사무국은 한국 인천에, 과학 유닛은 중국 베이징에 설립됐다.
습지는 물새의 중요한 서식지다. 수년간 세계 수많은 사람이 철새와 서식지 보호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얼마 전 사흘간 진행된 '2024년 하이난성 겨울 철새 동시조사'에서 10개 조사팀이 하이난 각지에서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9팀 팀장 뤄리샹(羅理想)은 고등학생, 동물보호단체 회원, 박사생, 산림보호원, 대학교수로 이뤄진 자원봉사자를 이끌고 하이난성 소재 7개 관찰 지점에서 겨울 철새를 조사했다.
뤄 팀장은 하이난 신잉(新盈)맹그로브국가습지공원의 순시원이다. 평소 조류 모니터링과 맹그로브 숲을 순찰하는 일을 해온 덕에 언제 어디서 어떤 조류를 만날 수 있는지 잘 알았다.
조사 마지막 날 민간보호단체인 '넓적부리도요(SBS) in China'의 리징(李靜) 운영총감 일행 3명이 관측에 합류했다. 이동성 물새와 서식지 보호 경험이 풍부한 리 운영총감은 앞서 뤄 팀장의 카메라에 포착됐던 세계 멸종위기 동물인 넓적부리도요를 찾기 위해 상하이에서 달려왔다.
넓적부리도요는 러시아 극동지방에서 번식하는 철새로 전 세계 수백 마리밖에 남지 않았다. 그런 넓적부리도요가 5년 연속 하이난에서 월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리 운영총감은 "철새 이동 거리가 무척 길어 중간에 수많은 나라를 경유하면서 다수의 서식지에서 쉬어간다"면서 "철새가 월동지에 안전하게 도착하기 위해서는 이동 경로에 있는 국가들의 협력과 보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단 한 곳의 서식지에서 문제가 생겨도 그 철새의 생존과 번식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이커우 둬탄(畓榃)습지연구소는 올해 하이난 겨울 철새 조사를 맡은 기관 중 하나다. 차이팅(蔡挺) 프로젝트 책임자는 이번 조사에 총 61개 동시 모니터링 지점을 선정하고 10개 조사팀, 총 91명이 조사에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수년간 해안 습지에 대해 생태 복원 사업을 대대적으로 전개했다면서 이를 통해 하이난의 주요 물새 서식지 생태환경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고 밝혔다.
매년 2월 2일은 세계 습지의 날로 올해의 주제는 '습지와 인간 복지'다. 차이팅 책임자는 갯벌 청소, 맹그로브 심기 등 습지 생태계 보호 공익 활동에 대중이 참여할 것을 독려하면서 허가받지 않은 수생생물 방생을 지양하고 썰물 시 갯벌에 노출된 저서생물을 잡는 대신 눈으로 관찰할 것을 호소했다.
원문 출처:신화통신 한국어 뉴스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