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망 청두 6월28일]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시에서 차를 타고 북쪽으로 2시간을 달리면 칭핑(清平)진에 도착한다. 곧게 깔린 도로 양옆으로 민박들이 즐비한 이곳은 푸르른 산과 맑은 물이 어우러져 자연의 싱그러움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과거 칭핑진은 인광 채굴로 유명한 광산지였다. 반세기 이상의 채굴 역사를 뒤로하고 국가 4A급 관광지를 보유한 곳으로 변신한 칭핑진. 이곳의 이야기를 함께 들어보자.
민박집 사장인 류광란(劉光蘭∙37)은 "여름방학 시즌에는 방 예약이 모두 끝난다"고 말했다. 또 마을 캠핑장에서 만난 베이징 시민 펑(馮∙67)씨는 배우자와 함께 직접 캠핑카를 몰고 중국 일주 중이라며, 칭핑의 자연환경에 매료돼 10일째 머무르고 있고 앞으로 한동안 더 머무를 계획이라고 전했다.
쓰촨성은 문화관광 자원이 풍부한 지역이다. 그중 칭핑진이 이름을 날릴 수 있었던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류 사장은 거두절미하고 자연의 아름다움을 우선으로 꼽았다. 칭핑진은 룽먼산(龍門山)국가지질공원∙주딩산(九頂山)자연보호구∙자이언트판다국가공원 등에 속해 있어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다. 그러다 보니 연평균 15℃로 최적의 기온을 자랑한다. 또한 몐위안허(綿遠河)가 마을을 가로질러 또 다른 자연의 멋을 전해준다.
그러나 6년 전만 해도 광산을 끼고 있는 칭핑진 하늘은 온통 희뿌연 장막으로 뒤덮여 길 쪽 창문은 열 엄두도 내지 못했다고 류 사장은 지난날을 회고했다.
칭핑진은 지난 2017년 자이언트판다국가공원 건설을 계기로 생태 복원에 나서며 기간 산업을 관광업으로 전환하며 '광업 경제'와 결별했다.
한편 2016년 한 곤충학자가 칭핑진 톈징거우(天井溝)가 반딧불이 서식에 매우 적합한 자연환경임을 발견하고 수년간 개발에 매진했다. 그 결과 칭핑진은 '반딧불이 계곡'으로 이름을 유명해질 수 있었다.
매년 한여름밤에는 '반딧불이 계곡'에서 수천 마리의 반딧불이가 어둠 속에서 춤을 추며 밤하늘을 밝히며 동화 같은 환상적인 정경을 그려낸다.
광산 구역을 문화관광 목적지로 변화시키면서 칭핑진은 생태 보호를 통해 레저∙캉양(康養∙건강한 노후를 위한 서비스) 관광지를 구축하기로 했다. 또한 현지 실정에 맞춰 광부를 테마로 한 문화관광 자원 개발에 힘썼다.
'뿌웅~' 탄광에 새로 깔린 철길을 따라 꼬마 관광열차 한 대가 운행되고 있다. 열차는 칭핑진 내 관광지들을 통과해 과거 광부 거주지, 지금의 '광부 창업 단지'로 향했다. 이름 그대로 '광부 창업 단지'에선 과거 광부로 일한 사람이나 그 가족들이 민박을 운영하고 있었다.
'850 광부 테마 민박'에 들어서니 광차·레일·곡괭이 등 옛 정취 물씬 풍기는 물건들이 전시돼 있다. 그리고 메뉴 역시 '광부 밥상' '광부 찐빵' 등으로 지역 특색을 그대로 담았다.
과거에 가족이 이곳 광산에서 일했고 이제는 민박집을 운영하고 있다는 셰펀창(謝芬昌)은 2017년 광산이 문을 닫은 후 가족 모두 관광업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그의 가족이 운영하는 광부 테마 민박은 총 8개 객실로 여름 성수기 때마다 사전에 예약이 끝난다고 전했다.
전체 인구가 6천 명이 채 되지 않는 작은 마을 칭핑진은 '쓰촨성 1기 삼림 캉양 타운' '자이언트판다국가공원 칭핑 입구 동네'에 이름을 올렸다. 희뿌연 하늘 아래 울퉁불퉁 비포장도로를 다니던 이곳 주민들이 이제 어두운 밤 빛을 발하는 반딧불이를 보며 미래에 대한 소망을 키워 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