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망 창사 5월17일] 옅은 노란색 포장지의 모서리는 닳아 있고 종이에는 중국 번체자와 러시아어로 '안화(安化) 흑차 전차(磚茶)'라는 글씨가 적혀 있다. 오랜 역사를 가진 흑차 전차는 중국 후난(湖南)성 안화현 바이사시(白沙溪) 차 공장 박물관에서 가장 매력적인 컬렉션 중 하나다.
왕카이(王凱) 바이사시 차 공장 부사장은 "1960년대에 생산된 전차는 당시 소련으로 수출되던 차의 샘플이다"며 "안화 흑차는 청나라(1644~1911) 시기 이미 만리차도(萬里茶道)를 통해 세계로 뻗어나갔다"고 말했다.
바이사시 차 공장을 찾은 러시아인 그리고리 포템킨은 "지난 세기 바이사시 차 공장에서 생산된 흑차가 소련에 수출됐다"며 "많은 할머니·할아버지는 여전히 안화 흑차에 대한 기억을 간직하고 있다"라는 여행기를 인터넷에 공유했다.
흑차 생산은 안화의 중요 산업이다. 이곳에는 바이사시 차 공장과 같이 유구한 역사를 가진 공장이 5곳이나 있다.
만리차도는 17세기에 번성했다. 중국 푸젠(福建)성 우이산(武夷山)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잇는 길이 약 1만3천㎞에 달하는 고대 차 도로다. 만리차도에 걸쳐 있는 후난성은 차 수출의 요람이었다.
중국 산시(山西)·산시(陝西)성 등 지역의 차 상인들은 안화에서 생산된 흑차를 유라시아의 국가들로 운송했다.
장웨덩(蔣躍登) 후난성차산업협회 상무부회장은 "안화 흑차로 대표되는 후난산 차는 생산·판매 규모가 크고 국제 무역의 역사도 오래돼 영향력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왕 부사장은 고대에 낙타나 마차로 운송되던 차가 이제는 중국-유럽 화물열차를 통해 운송된다고 말했다.
지난 2014년 10월 30일 중국-유럽 화물열차는 3천t의 ▷후난산 차 ▷도자기 ▷기계 부품 등을 싣고 후난성 창사(長沙)를 출발해 독일 뒤스부르크로 향했다. 이는 후난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최초의 직항 국제 화물열차 서비스였다.
후난성의 통계에 따르면 창사는 중국-유럽 화물열차 서비스를 통해 지난해 510TEU의 화물을 운송했다. 화물 가치는 1천430만 달러, 운송량은 5천315t에 달했다. 차는 주로 러시아·벨라루스·중앙아시아 등 국가(지역)로 수출됐다.
허번페이(賀本飛) 후난 중국차 차산업 유한공사 국제무역부 부사장은 "중국-유럽 화물열차가 운영되면서 화물운송 시간이 단축됐다"며 "해운을 이용하면 45~60일 소요되던 시간이 중국-유럽 화물열차를 이용하면 25~30일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차 산업 관계자는 러시아에서 차에 대한 수요가 매우 많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녹차·우롱차·푸얼차(普洱茶·보이차)·자스민차가 사랑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왕 부사장은 "우리는 흑차의 품질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생산 공정을 혁신해 흑차를 더욱 '트렌디'하게 만들어야 한다"며 "기성 세대에겐 흑차에 대한 기억을 되살리고 젊은 세대에겐 흑차를 이해하고 그 진가를 알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원문 출처:신화통신 한국어 뉴스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