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신화통신) 새벽 4시30분 하늘이 막 밝아올 무렵, 상하이시 쑹장(松江)구 신방(新浜)진 마을에 사는 청년 허양양(何楊陽)은 밭머리에 나와 동이 트는 것을 바라보며 일할 준비를 한다. 허씨는 90년대생의 젊은 귀농 창업 청년이다. 그러나 그의 농경생활은 다른 농부들과는 조금 다르다. 바로 그가 '드론'을 사용해 농사를 돕는 드론 조종사이기 때문이다.
◇농업용 드론의 효율, 사람의 20배?
최근 수년간 빨라지고 있는 농업 현대화 추세와 5G,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기술의 발전으로 드론과 같은 하이테크가 농업에 활용되고 있다. 이에 허씨를 비롯한 드론 조종사들이 새로운 농업 인력으로 떠올랐다.
'드론 조종사'는 업종에 따라 전문분야가 다시 세분화된다. 항공촬영·항공측량·식물보호·순검 등 분야의 드론 조종사를 예로 들 수 있다.
허씨는 식물보호 분야의 드론 조종사가 되기 전에는 대학에서 기술 이전 업무를 맡았다. 그러다가 2014년 드론을 우연히 접한 뒤 흥미가 생겼고, 2018년 본격적으로 귀농해 농업전문협력사를 설립했다. 농가에 농기계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식물보호 드론의 전망을 확인했고 그 후에 관련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해 자격증을 취득했다.
드론 한 대가 지난 9월 21일 상하이 자딩(嘉定)구의 한 디지털화 무인 농장에서 농약을 뿌리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농업 식물보호 드론은 사람을 대신해 씨 뿌리기, 비료 주기, 농약 뿌리기 등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조작이 간단하고 일관성 있는 분사가 가능하며, 비용이 적고 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농업의 종합적인 생산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것이다.
허씨는 사람이 직접 호스로 약을 친다고 가정했을 때 7명이 하루 작업량이 약 6.7㏊(헥타르)에 그치는 반면 능숙한 드론 조종사에게 맡기면 드론 한 대당 하루 20~26.7㏊ 정도의 작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효율이 20배 이상에 달한다는 설명이다.
"더 많은 식물보호 드론을 농촌에 보급해야 합니다." 허씨는 이런 포부를 가지고 상하이중항신성(中航欣盛)항공기술회사와 함께 드론 식물보호 양성 기지를 설립해 주변 농가와 농기계 운전수에게 드론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밭에 농약 살포와 시비 작업을 모두 끝내고 상하이의 다른 지역으로 가서 일을 도와줘도 된다"며 "현재 상하이 지역 내에서 드론으로 농약을 살포하는 데 드는 비용이 약 667㎡(제곱미터)당 10위안(약 2천원) 정도인데 이것이 농가에게는 꽤 괜찮은 수입이 돼 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8월 19일 '2022 세계로봇박람회'에 전시된 농업용 드론. (사진/신화통신)
◇'드론 조종사', 더욱 각광받을 것
농가에 드론이 효율을 높이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돕는 수단이라면, 청년들에게는 드론 사용·수리·연구개발 등 여러 분야에서 더욱 매력적인 농업 일자리를 얻을 수 있는 기회다.
허씨는 "현재 우리 밭에도 드론의 성능을 테스트하는 박사생과 석사생이 있다"며 "농업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기 위한 중요한 단계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기술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농업의 현대화는 젊은이들이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도록 도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019년 중국은 드론 조종사를 새로운 직업에 포함시켰다. 중국 인력자원사회보장부(인사부)의 통계에 따르면 2019년 드론 조종사와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이 수십만 명에 달했다.
드론이 응용되는 분야가 증가하고 기술이 더욱 발전하면서 향후 드론 전문 인력은 여전히 각광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민용드론 산업은 고속성장에서 점차적 성숙 단계로 넘어갈 것이라면서 민용드론 산업의 생산액이 오는 2025년 1천800억 위안(약 36조3천456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DC는 2025년 드론 조종과 관련해 약 100만 명의 인재가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농업용 드론과 관련해 중국 농업농촌부는 2021년 중국 전역의 식물보호 드론 보유량이 9만7천931대로 전년 동기 대비 39.22% 증가했다고 밝히며 이 수는 향후 약 30만 대까지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 이를 통해 8만 명이 넘는 새로운 농민의 창업을 이끌어 내고, 20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며, 이로 인한 드론 식물보호 서비스 및 전용 약제 시장 규모는 1천억 위안(20조1천880억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예측했다.
중국 농업대학농민문제연구소 관계자는 농촌의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전통적인 농업은 이제 적합하다고 말할 수 없다면서 드론 조종사를 대표로 하는 현대화 농업 일자리가 농업 현대화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인사부가 발표한 18개 신 국가직업기능표준에 드론 조종사가 포함됐다. 허씨는 "드론은 농업 분야에서 더욱 광범위하게 사용될 것"이라며 "신농업인으로서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스마트 농업의 발전을 이끌겠다"고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원문 출처:신화통신 한국어 뉴스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