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페이쥔이 딸 셰커신을 업고 계단을 내려오고 있다. (사진/차오정핑 기자)
[신화망 창사 9월10일] 중국 후난(湖南)대학교 신입생 등록일, 올해 52세인 셰페이쥔(謝培軍)이 딸 셰커신(謝可欣∙17세)을 데리고 캠퍼스에 도착했다. 그는 하반신 마비 환자인 딸을 차에서 내려 휠체어에 앉힌 뒤 딸이 자원봉사자와 함께 캠퍼스에 들어가는 모습을 지켜봤다.
셰페이쥔은 학교 주변에 방을 얻어 일을 하며 딸을 돌볼 생각이다. 딸과 함께 하는 그만의 '대학 생활'이다.
지난 12년 동안 셰페이쥔은 혼자서는 생활이 불가능한 딸 곁을 지켜왔다.
셰페이쥔의 딸 셰커신은 다섯 살이 되던 해 불의의 사고로 '척추완전성횡단손상'을 진단받았고 하반신 감각과 운동 능력을 상실했다. 원래 중∙고등학교 수학선생님이었던 셰페이쥔은 그 길로 학교를 그만두고 딸을 돌보는 일에 전념했다.
대학 입학 당일 셰페이쥔이 딸 셰커신에게 신발을 신겨주고 있다. (사진/차오정핑 기자)
셰페이쥔의 아내는 2016년 암을 선고받고 지난해 세상을 떠났다. 그 후 집안을 돌보는 일은 오롯이 셰페이쥔의 몫이 됐다. 그는 오전·오후 수업과 야간 자습을 위해 하루에 세 번 딸을 업고 등하교를 했다.
누구보다 아버지의 고생을 아는 셰커신은 학업에 더욱 매진했다. 그 결과 올해 대입 시험 가오카오(高考)에서 좋은 성적을 받아 후난대학교 정보과학엔지니어링대학 컴퓨터과학기술학과에 합격했다.
휴대전화를 가지고 노는 모습을 보면 셰커신도 여느 또래 아이들과 다를 바 없다. 셰커신은 특히 귀여운 이모티콘을 보내는 것을 좋아한다. 입학을 앞두고 친구들과 밤 늦게까지 메시지를 주고받은 셰커신의 대화창에는 새롭게 시작될 대학 생활에 대한 기대감이 가득했다.
후난대학교 측이 셰커신을 위해 준비한 입학 선물. 꽃과 카드, 기념품이 놓여 있다. (사진/바이톈톈 기자)
지난 1일 셰페이쥔은 딸을 데리고 2시간을 달려 후난대학교가 위치한 창사시에 도착했다. 후난대학교 측은 셰커신의 컨디션을 고려해 1층에 '사랑의 침실'을 마련했다. 내부에는 장애인 편의시설과 재활훈련을 위한 경사침대가 배치됐다.
입학 둘째 날, 셰커신은 학교가 보낸 차량을 타고 병원을 방문했다. 학교와 함께 앞으로의 치료 과정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후난대학교 책임자는 셰커신 학생이 재학 기간 동안 생활에 어려움이 없도록 의료 지원과 경제적 지원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셰페이쥔이 딸 셰커신을 데리고 검진을 받고 있다. (사진/자오중즈 기자)
셰페이쥔은 학교 측의 세심한 배려로 걱정을 내려놓았다. 그는 곧 성인이 될 딸을 위해 넉넉지 않은 형편에도 딸을 위한 도우미를 고용했다.
셰페이쥔은 딸이 대학 첫날부터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최대한 해보려고 노력 중이라며 예습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딸이 종종 자신이 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두 손과 머리가 있는 한 사회에 필요한 사람이 되겠다고 말하곤 했다"며 자랑스러워했다.
셰커신이 지도교수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자오중즈 기자)
최근 대학 내 장애인 편의시설이 더욱 개선되고 있다. 셰커신도 더 이상 아버지의 등이 아닌 전동휠체어를 타고 외출한다.
"저도 언젠가는 늙을 테고, 계속 아이 곁을 지킬 수는 없겠지요. 그것이 가장 걱정됩니다." 셰페이쥔의 두 눈에 눈물이 고였다. 그는 "치료를 통해 딸아이의 상태가 나아지길 바란다"며 "열심히 공부하고 자립해 사회에 보답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길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후난대학교 신입생 입학식에 참여한 셰커신. (후난대학교 제공)
원문 출처:신화통신 한국어 뉴스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