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망 베이징 8월31일] 지난 27일 막 자정(현지시간, 이하 동일)이 넘은 시각, 어민 후궈신(胡國新)이 침대에서 일어나 아내가 준비해준 아침을 들고 부두로 향했다.
지난 27일 자정이 막 지난 시간, 후궈신(왼쪽)이 도시락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저우이 기자)
후궈신은 푸젠(福建)성 푸톈(莆田)시 핑하이(平海)진에 거주하는 어민이다. 올해 56세인 그는 어업에 종사한 지 38년째 되는 베테랑이다.
30년 넘게 배를 타다 보니 생명에 위협을 느꼈던 적도 있다. "예전에는 작은 나무배를 타고 물고기를 잡았다"는 그는 "8m 높이의 파도에 배가 뒤집힌 적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시는 살아 돌아갈 수 없겠다고 생각할 때쯤 배가 다시 천천히 떠올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지난 27일 새벽 2시, 후궈신이 바다 위에서 달을 바라보고 있다. 그는 예전에는 달을 보고 방향을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사진/저우이 기자)
핑하이진의 어민들은 대대손손 어업으로 생계를 유지해 왔다. 후궈신도 그중 하나다. 그는 38년간 어업에 종사해온 만큼 그간의 변화를 온몸으로 느껴온 '산증인'이기도 하다.
후궈신은 몇십 년 전만 해도 기계 동력이나 측정기가 없는 목선을 탔다며 직접 돛을 펴고 노를 저으며 배를 움직였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날씨 예보도 없었을뿐더러 항행 방향도 달을 보고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상황이 바뀌게 된 것은 지난 2012년 핑하이 부두가 어업 생산의 '스마트화'를 추진하면서부터다. 중국 정부도 무이자 대출을 지원하며 어민들이 철제 어선을 구매하도록 장려했다.
"철제 어선에는 조타실과 내비게이션, 인터넷이 모두 구비돼 있습니다." 후궈신의 말이다. 그의 배는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핑하이진의 첫 번째 철제 어선이다.
'강철배'로 바꾸면서 조업 방식도 변했다. 후궈신은 노 대신 키를 잡는다. 또 튼튼한 배 덕분에 더욱 안전하게 고기잡이를 할 수 있게 됐다.
지난 27일 새벽 2시40분, 후궈신이 철제 어선을 조종하고 있다. (사진/저우이 기자)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단연 내비게이션과 인터넷 사용이다. 후궈신은 내비게이션을 보며 꽃게 해역까지 안전하게 배를 몰았다. 그다음 그물과 부표를 바닷속에 던졌다.
후궈신은 "해상에서 인터넷 사용이 가능해지면서 기상 상황과 물고기의 움직임 등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게 됐다"며 배의 속도가 빠르고 안전해 아무리 큰 파도를 만나도 무섭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 27일 새벽, 떠오르는 태양 아래서 그물을 치고 있는 후궈신의 모습. (사진/저우이 기자)
인터넷의 발전은 현재 어업의 정보화 수준을 크게 끌어올렸다. 최근 수년간 중국 정부는 광대역 단말기를 탑재한 어선에 위성통신 트래픽을 지원하고 있다.
날이 밝자 후궈신은 갈고리로 부표를 끌어당겼다. 수많은 꽃게가 그물과 함께 떠올랐다. 후궈신은 "하룻밤 사이 잡아 올린 꽃게 50kg과 작은 물고기들까지 합치면 대략 6천 위안(약 108만원) 정도를 벌 수 있을 것"이라며 기뻐했다.
지난 27일, 만선으로 돌아온 후궈신이 배를 핑하이 부두에 정박하고 있다. (사진/저우이 기자)
배가 부두에 정박한 뒤 갓 잡은 해산물들이 올려지자, 구매자들이 벌떼처럼 모여들었다. 오늘 잡아 올린 해산물을 모두 판매한 뒤, 후궈신은 땀인지 바닷물인지 모를 물기로 번들거리는 얼굴을 손등으로 닦아냈다.
원문 출처:신화통신 한국어 뉴스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