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망 난창 6월26일] 노릇노릇 잘 구워진 빵 한 조각으로 시작하는 하루. 중국인들이 즐겨 먹는 빵 대부분이 장시(江西)성 푸저우(撫州)시 쯔시(資溪)현 마터우산(馬頭山)진에서 생산된다.
상주인구 10만 명 미만인 쯔시현에선 4만 명 이상이 밀가루 원료에서 효모 배양, 제작 공정에서 완제품 마케팅까지 제빵산업에 종사한다. 연간 생산액은 300억 위안(약 5조7천300억원)에 육박한다.

관련 통계에 따르면 쯔시 사람들은 중국 전역 1천여 개 도시에서 1만6천 개 매장을 열었다. 도시마다 쯔시 출신이 운영하는 빵집 16개가 있는 셈이다. 그러다 보니 인터넷에서 "쯔시를 가본 적은 없지만 쯔시 빵은 다들 먹어봤을 것"이라는 말이 돌 정도다. 바오스푸(鮑師傅), 루시허(瀘溪河) 등 젊은 층에게 인기 있는 베이커리 브랜드에는 모두 쯔시 출신이 있다.
이처럼 쯔시현이 베이커리 마을로 명성을 떨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지난 1987년, 20대 초반의 장셰왕(張協旺)은 군대 제대 후 고향인 마터우산진 양팡(楊坊)촌으로 돌아왔다. 여전히 농사 외에 다른 길을 모르는 마을 사람들을 보며 군대에서 배운 제빵 기술로 돈을 벌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 장 씨는 우여곡절 끝에 인근 잉탄(鷹潭)시에 루장(鷺江)베이커리를 오픈했다.
창업 초기, 자금 부족은 물론 여러 가지 조건이 열악해 힘든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노력한 끝에 빵 품질이 개선되고 판매 루트도 점차 확대됐다. 소매에서 도매로 전환한 지 3개월 만에 장셰왕은 약 10만 위안(1천910만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이후 장셰왕의 창업 스토리를 들은 많은 사람이 잇달아 제빵업에 뛰어들었다. 그중 한 명인 중치원(鐘啟文)은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촌 간부직을 내려놓고 빌린 돈 3천 위안(57만원)으로 베이커리 창업에 나섰다. 실패를 거듭한 끝에 '마이샹춘(麥香村)'을 설립해 현지 제빵업계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장셰왕과 중치원의 고향인 양팡촌에선 전체 가구의 90%가 제빵업에 종사한다. 마터우산진은 1억 위안(191억원)대 '제빵왕' 4곳을 배출했다. 이들 기업은 중국 전역에 약 600개 매장을 오픈했다. 아울러 베이커리 원료 생산까지 사업을 확장해 중국 제빵업 발전을 든든히 뒷받침했다.
한편 전국에서 쯔시 출신이 오픈한 빵집이 우후죽순 생겨나자 이로 인한 문제점도 불거지기 시작했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마터우산진 주민들은 장셰왕, 중치원 등 1세대 제빵인을 필두로 업계 협회를 설립했다. 2004년 쯔시현 정부는 제빵업산업발전판공실을 마련해 산업 업그레이드에 박차를 가했다.
밀가루 공장에서 유지(油脂)기업에 이르기까지, 연구개발 센터에서 물류기지에 이르기까지, 마터우산진에서 쯔시현에 이르기까지 현재 이곳에는 제빵업 산업사슬이 잘 갖춰졌다. 덕분에 원료 가격이 계속 상승하는 상황에서도 공동 구매 등을 통해 원가를 효과적으로 통제해 제빵 시장에서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오늘날 쯔시현 제빵기업에선 전통적인 수작업으로 반죽하는 장면은 찾아보기 힘들다. 전자동 생산라인으로 모두 대체됐으며 반죽, 발효, 베이킹 모두 스마트 시스템으로 관리된다.

쯔시제빵과학기술회사 관계자는 스마트 시스템이 온습도를 정확하게 제어해 빵의 식감을 일정하게 유지할 뿐만 아니라 빅데이터로 각 공정을 추적할 수 있어 매년 수백만 위안(100만 위안=1억9천만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한편 관광업과의 콜라보도 힘을 얻었다. 외지에서 베이커리를 운영하던 쉬취안룽(徐全龍)∙쉬진슈(徐金秀) 부부는 쯔시를 찾는 관광객이 늘어남에 따라 이 지역에 6만㎡의 베이커리 테마 관광 복합시설을 건설했다. 이곳에서 관광객은 현대화된 제빵 생산라인을 참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직접 빵을 만들어볼 수도 있다.

쯔시현은 베이커리 문화제를 개최하고 '베이커리 연구' 관광 코스를 설계했다. 덕분에 이곳을 찾은 관광객은 쯔시빵 팬이 되고 빵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현지 관광지를 찾는 관광객이 됐다.
어둠이 내려앉자 쯔시제빵식품산업성(城)이 불을 환하게 밝혔다. 쯔시에서 빚어낸 향긋한 빵은 전국 각지의 상점, 식탁에 오른다. 장시성 동부 작은 마을의 '빵 역사'는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원문 출처:신화통신 한국어 뉴스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