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망 하얼빈 7월7일]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爾濱)시가 한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헤이룽장성의 성도이자 한국 교과서에도 실린 하얼빈 최근 독특한 역사, 특색 있는 음식, 아름다운 빙설 예술로 한국 관광객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하얼빈에서 근무하는 한국인 양대열 씨는 매년 10월 26일 한국인 친구와 함께 하얼빈역에 설립된 안중근의사기념관을 찾아 안중근 의사 조각상에 헌화했다.
지난 1909년 10월 26일 안중근 의사는 하얼빈역에서 조선 침략·식민지화를 주도한 일본 정계 요인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했다. 현장에서 체포된 안중근 의사는 이듬해 3월 뤼순(旅順)형무소에서 일본 점령 당국에 의해 비밀리에 처형당했다.
"이 역사 사건으로 하얼빈은 많은 한국인의 마음속에 남다른 의미를 갖게 됐습니다. 많은 이들이 이 도시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 자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하얼빈이라는 세 글자를 들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겁니다." 양 씨는 이 같은 이유 때문에 중국으로 여행을 온 많은 한국인이 안중근의사기념관을 찾고 있으며, 심지어 매년 10월 26일 열리는 기념행사에 참여하는 사람도 있다고 부연했다.
기념관 내 방명록을 펼치면 한국어로 쓰인 글귀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기념관 직원은 기념관에 한국어로 쓰인 전시 문구, 안내판 등이 있으며 매주 많은 한국인이 이곳을 방문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곳을 위주로 당시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하던 위치를 카메라에 담는 한국 동영상 크리에이터들도 많다고 덧붙였다.
안중근의사기념관 외에 한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을 끄는 중요한 요소가 하나 더 있다. 바로 하얼빈 특색 음식이다.
수년 전 한국 유명 요리연구가 백종원이 한 음식 프로그램을 촬영하기 위해 하얼빈 현지 인기 식당 몇 곳을 방문했다. 그중 궈바오러우(鍋包肉·중국 동북 특색의 탕수육)를 처음 개발한 사람의 후손이 운영하는 식당은 한국인들에게 유독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에 궈바오러우를 맛보기 위해 하얼빈을 찾는 한국인들이 많아졌다.
궈바오러우는 중국 인기 요리로, 100여 년 전 하얼빈의 옛 관청인 도대부(道臺府)의 한 요리사가 만들었다. 이후 이 요리사의 후손이 라오추자(老廚家)라는 식당을 열고 궈바오러우를 메인 메뉴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라오추자 책임자이자 하얼빈 궈바오러우 계승자인 정수궈(鄭樹國)는 "세계 각지의 관광객이 찾아오는데, 그중 한국인이 특히 많다"면서 "한국 프로그램을 보고 방문한 사람들이 많다"고 소개했다. 그에 따르면 수년 동안 한국의 많은 동영상 크리에이터와 프로그램 제작진이 촬영을 위해 이곳을 찾았다.
앞서 중국 지린(吉林)성에서 유학 중인 한국인 동영상 크리에이터 이대수 씨는 정수궈 요리사가 운영하는 라오추자를 찾아 정통 궈바오러우의 맛은 물론 그 조리 과정까지 직접 지켜봤다. 그는 "식당에 많은 역사 문화재와 역사 이야기가 소개돼 있으며, 궈바오러우의 맛은 이제까지 먹어본 것과 달랐지만 굉장히 맛있었다"면서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빙설 예술로 유명한 하얼빈은 지난해 겨울 중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관광지로 떠올랐다. 한국인 관광객 역시 빙설 문화를 체험하기 위해 이곳으로 몰려들고 있다.
지난겨울에 한국인 대학생 정가은 씨는 몇몇 한국 대학생과 같이 하얼빈을 두 번째로 찾았다. 정 씨는 "이곳 얼음조각품은 놀라움 그 자체"라며 "한국에도 비슷한 것이 있지만 이렇게 크고 정교하진 않다"고 전했다.
수십 년에 달하는 빙설 예술 건축 역사를 가지고 있는 하얼빈은 한국 화천군과 십여 년 동안 빙설 예술 협력을 펼쳤고 많은 하얼빈 얼음조각 예술가들이 한국에 빙설 예술을 전파했다. 덕분에 빙설 예술을 체험하기 위해 하얼빈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이 늘고 있다.
하얼빈 시즌스국제여행사의 추이뎬산(崔點善) 한국사업 책임자는 하얼빈 빙설관광의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올 들어 자사와 협력하려는 한국 여행사들이 많아졌다고 밝혔다.
하얼빈은 관광객이 여름에도 하얼빈 빙설 예술의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실내 빙설 테마파크를 증설하고 있다. 또한 하얼빈은 한국 노선을 꾸준히 늘리고 있으며 매주 하얼빈~한국 항공편은 십여 편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오는 2025년 '제9회 동계 아시안게임'이 하얼빈에서 개최되면 한국인 관광객이 더욱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문 출처:신화통신 한국어 뉴스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