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망 상하이 11월9일] 인디언 전통 의상을 입은 페루 수공예가 오스왈도 마마니가 자체 제작한 도구로 알파카 인형의 털을 부드럽고 풍성하게 빗어 넘겼다. 옆에 있던 아내 글로리아는 바느질 몇 번 만에 인형에 웃는 표정을 그려 넣었다.
마마니 부부가 '제6회 중국 국제수입박람회(CIIE)' 현장에서 만든 '미니 알파카'가 많은 고객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일부는 사진을 찍고 구매를 문의하거나 협력을 제안하기도 했다. 마마니는 "우리 같은 이름 없는 수공예가가 이렇게 중국에 오고, 더욱이 세계적인 박람회에 참가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마마니의 고향인 아만타니 섬은 해발 약 3천800m로 티티카카 호수에 위치해 있다. 이번 박람회에 참석하기 위해 부부는 고향에서 수도 리마까지 승용차를 타고 이동했고, 다시 35시간의 비행을 거쳐 상하이에 도착했다. 총 3일간의 여정이었다.
"알파카는 페루의 상징이자 우리의 '가족'입니다." 마마니의 말이다.
페루는 세계 최대의 알파카 보유국이자 알파카털 방직품 생산국이다. 따뜻하고 부드러우며 내구성이 좋은 알파카 제품은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다.
알파카 모피 제품을 만드는 것은 마마니 가문의 전통이다. 그 역시 15살 때 리마로 가서 모피 가공 기술을 배웠고, 현재까지 25년 넘게 알파카 모피 공예품을 만들고 있다.
그는 관광지인 아레키파에서 아내와 함께 작은 가게를 운영하며 직접 만든 방석·슬리퍼·인형 등의 알파카 제품을 팔고 있다. 그러나 지난 몇 년 간 판로가 막히면서 수입이 크게 줄었다. 마마니는 "그동안 한 해에 겨우 100여 개씩 팔았다"며 "한두 건의 소량 주문이 들어오거나 석 달 연속 매출이 제로인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던 2016년 한 중국인 고객이 마마니의 매장을 찾아 알파카 인형 두 개를 구입했다. 이를 시작으로 그의 삶에 변화가 시작됐다. 마마니는 "그때까지만 해도 그가 우리의 중요한 파트너가 되어 우리의 삶에 큰 변화를 가져올 지 몰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대외무역업에 종사하던 마위샤(馬玉霞)는 알파카 산업을 조사하기 위해 페루에 왔다가 국내 고객에게 선물하기 위해 알파카 인형을 몇 개 샀다. 그런데 생각지 못하게도 1천 개 구매 요청이 들어온 것이다. 여러 생산자 중에서 마위샤는 마마니에게 주문을 맡기기로 결심했다. 그가 만든 작은 알파카 인형이 품질이 가장 좋고 보기에도 좋았기 때문이다.
마마니는 "알파카 1천 마리 주문에 깜짝 놀랐다"며 "그동안에는 50마리, 많아야 100마리가 최대 주문량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마마니는 형제자매를 동원해 함께 제작에 나섰고 예정대로 제품을 납품할 수 있었다.
귀여운 알파카 인형은 중국 시장에 '상륙'하자마자 인기를 끌었다. 여기서 비즈니스 기회를 본 마위샤는 페루 파트너 몇 명과 함께 브랜드 '웜파카(Warmpaca)'를 론칭하고 마마니 집안과 협력을 시작했다.
올해로 6년째 CIIE에 참가하는 '웜파카'는 제1회 참가 당시 9㎡였던 부스 면적을 36㎡로 넓히고 제품 종류를 200여 개로 늘렸다. 또 중국 20여 개 도시에 협력 고객을 확보하고 상하이 라이푸스(來福士) 광장에 직영 매장을 열었다.
'제1회 CIIE'를 시작으로 '웜파카'의 주문량이 해마다 늘자 마마니 가문 중 열두 가족이 인형 제작에 뛰어들었다. 이들 공방은 매년 '웜파카'를 위해 2만 개에서 2만5천 개의 제품을 제작하고 있고, 모양도 알파카에서 판다·펭귄·토끼 등 수십 개 품목으로 확장했다.
마마니 부부는 중국 대형 시장의 직접적인 수혜자들을 대표하는 인물로 꼽힌다. 브랜드가 발전하면서 '웜파카'와 함께 일하는 페루 수공예팀은 20여 가구 400여 명까지 늘었고, 소득 수준도 크게 향상됐다. 이들 중 상당수는 중국의 시장 잠재력을 보고 먼저 마위샤를 찾아가 협력을 요청했다.
이번 전시회에서 마위샤는 신제품 알파카털 기성복을 처음 선보였다. 그는 "앞으로도 박람회에 계속 참가할 것"이라며 "협력하고 있는 페루 수공예가들을 매회 초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문 출처:신화통신 한국어 뉴스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