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망 푸저우 3월3일] 죽어 가던 100년 된 녹나무가 푸젠(福建)성 푸저우(福州)시 인민대표대회 대표의 노력으로 기사회생했다.
지난 2023년 1월 민허우(閩侯)현 징시(荊溪)진 쉬자(徐家)촌은 건설 프로젝트를 위해 수세대에 걸쳐 마을 주민에게 그늘을 제공한 녹나무를 옮기기로 했다. 그런데 나무의 안전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던 작업자들의 부주의로 녹나무의 가지가 부러지고 잎이 모두 떨어지면서 고사 위기에 놓였다.
정수훙(鄭書鴻) 푸저우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대표는 동료들과 함께 현장을 방문하고 지방 관련 당국에 나무 피해 상황을 알리는 한편 건설 프로젝트의 기초 작업을 중단시켰다.
그들은 해당 녹나무의 수령이 100년이 넘었지만 법이나 규정에 의해 보호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당시 푸저우시의 나무 보호 및 관리 조치는 도시 지역에 국한돼 적용되고 있었다.
정 대표는 "도시 외곽 지역에 오래되거나 유명한 나무가 9천 그루 이상 있다"면서 "산과 숲에 흩어져 있는 나무 중 상당수가 효과적인 관리와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4개월 후 그들은 녹나무의 보호 및 관리에 관한 새로운 규정에 대한 제안서를 비롯한 보고서를 푸저우시 인민대표대회에 제출했다. 2023년 말 '푸저우 고목∙명목(名木) 보호관리방법'이 푸젠성 인민대표대회 상임위원회의 승인을 받았다. 해당 조치는 푸저우의 모든 행정 구역에 적용됐으며 보호 범위는 1천 그루 이상에서 약 1만 그루로 확대됐다.
정치인과 선거운동원들이 선거 기간 때만 국민의 목소리를 듣는 서구의 민주주의와 달리 중국의 민주주의 실천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사람들은 정 대표와 같은 주민들이라는 평가다.
중국이 실천하는 '전 과정 인민민주주의'는 국민이 중심이 되어 의사 결정과 통치의 전 과정에 폭넓게 참여할 수 있는 권리를 누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중국의 각급 입법기관은 국민에게 다가가고 그들의 요구를 적시에 해결하기 위해 선제적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를 위한 제도적 장치 중 하나로 기층 대표들이 입법 초안을 논의하고 대중의 건의를 수렴하는 입법 연락소로 알려진 '전 과정 인민민주주의' 실천 센터의 출범을 꼽을 수 있다.
2023년 3월 기준 중국의 각급 인민대표대회는 모든 진(鎭)∙향(鄕)뿐만 아니라 일부 지역과 마을에 22만 개 이상의 연락소를 설치해 대표들이 대중과 소통할 수 있도록 했다.
민주주의 발전과 환경 보호를 위한 노력은 푸젠성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라이밍융(賴明勇) 후난(湖南)성 정치협상회의(정협) 부주석은 23만 그루가 넘는 고목이 법적 보호를 받도록 힘을 보태며 문제 해결 방법을 제안했다.
그가 몸 담고 있는 정협은 정치 자문 기구로 다양한 정당 위원, 정당에 속하지 않은 저명인사, 각 민족과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모여 특정 분야에 대해 심층 연구하고 관련 정책이 제대로 시행되는지 점검하는 동시에 대중의 의견을 수렴하고 제안한다.
라이 부주석의 제안에 대한 현지 당국의 반응은 빨랐다. 즉시 시범 제도가 시행되고 고목∙명목 보호를 위한 정식 규정이 마련됐다. 이젠 이들 나무를 훼손하면 최대 5천 위안(약 100만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이어 지난 1월 중국은 생태 문명 건설과 문화적 정체성 보존이라는 목표를 설정하고 고목∙명목 보호를 위해 국가 차원의 규정을 처음 발표했다.
오는 15일부터 시행되는 '고목∙명목보호조례'에 따르면 고목은 수령 100년 이상의 나무, 명목은 역사적∙문화적∙생태적으로 중요한 나무로 정의된다. 지난 2015~2021년 실시된 전국 조사에 따르면 중국 전역엔 총 508만 그루의 고목∙명목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장자오후이(張朝暉) 중국 국가임업초원국 생태보호복구사(司) 의무식수∙부문녹화처 1급조사연구원은 이들 나무 구호 활동을 통해 정부가 입법기관의 감독하에 어떻게 정치 고문과 협력하고 대중의 우려에 대응하는지를 엿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런 방식으로 민주주의를 실천함으로써 나무 유산을 더 잘 보호하는 데 힘을 모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원문 출처:신화통신 한국어 뉴스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