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망 지난 1월23일] 중국 산둥(山東)성 선(莘)현의 '노인 연극단'이 인터넷 숏비디오 활동을 통해 인생 2막을 즐기고 있다.
노인 연극단은 칠순에 가까운 유수노인(留守老人, 자녀들이 장기간 외지로 나가고 집에 남겨진 노인을 뜻함)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지난 1년 동안 200개에 달하는 숏비디오를 제작했다. 콘텐츠의 주 내용은 농촌의 일상으로 인터넷 플랫폼에서 이미 8억 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노인 연극단이 산둥성 선현 하오좡촌에서 숏비디오를 촬영하고 있다. (사진/쉬쑤후이 기자)
이들은 전문적인 연기 수업을 받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간단한 리허설을 통해 작품에 빠르게 녹아들었다. 하지만 대사를 까먹는 건 흔히 있는 일이었고 어떤 신은 7~8차례 NG를 내고서야 겨우 넘어가기도 했다.
'감독'이자 '각본가'인 하오지펑(郝記朋)은 이런 실수에도 묵묵히 기다리며 바로잡아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 33세인 하오지펑은 원래 도시에서 개인 미디어 사업을 하다가 지난해 초 무렵 고향인 선현 하오좡(郝莊)촌으로 돌아왔다. 그가 처음 이곳에 왔을 때 마을 노인들 대부분이 홀로 외롭게 지내고 있었으며 정신적으로도 메마른 상태였다.
하오지펑(오른쪽 첫 번째)이 산둥성 화현 하오좡촌에서 노인 연극단 배우들과 함께 리허설을 하고 있다. (사진/쉬쑤후이 기자)
하오지펑은 "고향에 남아 있는 사람이라곤 노인과 아이들이 대부분이었고 노인 한 명만 집에 남아 있는 경우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어릴 적부터 잘 알고 지내던 어르신이 하루 종일 우울해하는 것을 보면서 그들에게 '소일거리를 찾아주자'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고 덧붙였다.
하오지펑은 미디어 분야 경력을 바탕으로 이들에게 장기자랑과 농촌생활을 담은 숏비디오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스마트폰 한 대로 담은 농촌 노인의 스토리는 이렇게 탄생했다.
그는 단순한 농촌 일상이라는 주제에서 벗어나 사기 예방, 법률 상식, 현지 풍속 등 다양한 스토리로 노인 연극단과 함께 작품 활동을 넓혀 나갔다. 숏비디오의 재생시간은 대부분 1~2분 정도로 유익하고 긍정적인 메시지를 담았다.
노인 연극단이 산둥성 선현 하오좡촌에서 숏비디오를 촬영하고 있다. (사진/쉬쑤후이 기자)
이로 인해 노인 연극단은 50만 명 이상의 팔로어를 보유하게 됐고 인기 동영상의 경우 3천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오좡촌의 노인들은 웃음을 되찾았다. 현지 분위기도 눈에 띄게 변했고 노인 연극단의 '배우 라인업'도 확장됐다. 고정 출연자 5명 외 영상에 얼굴을 비춘 노인은 20여 명에 달한다.
현지에서도 유명인사로 통한다. 한 마을 주민은 노인 연극단이 현(縣)·시(市)에 등장하면 그들을 알아보고 먼저 인사를 건네는 사람도 종종 있다고 전했다.
하오지펑은 앞으로도 계속 마을에 남을 생각이다. 그는 지금 에너지의 절반은 대본을 쓰고 비디오를 찍는 데 쓴다며 보통 사람들의 평범한 스토리가 외부에 선한 영향력으로 작용되는 것을 보면 큰 보람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원문 출처:신화통신 한국어 뉴스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