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망 선양 10월5일] 중국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한국인 홍인주(57세)씨는 요즘 손님맞이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앞치마를 두른 그는 능숙하게 오징어를 자르며 조금은 어설픈 중국어로 손님들과 대화를 나눴다.
홍씨는 "평소에 오후 3시쯤 되면 빈자리가 나기 마련인데 현재 중국 국경절 연휴라 손님이 끊이지 않는다"고 말하며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았다. 체력적으로는 힘들어 보였지만 그의 얼굴에는 미소가 번졌다.
홍인주씨가 4일 그의 식당에서 오징어를 자르고 있다. (사진/장자오천 기자)
홍씨는 올해 중국에서 17번째 국경절 연휴를 보낸다. 그는 지난 2004년 아내와 다섯 살 난 딸과 함께 서울에서 선양으로 건너와 식당을 차렸다. 선양은 이제 그에게 익숙한 도시가 됐다. 이곳에서 그는 '홍 아저씨'라 불린다.
그는 20년 가까이 중국에 살면서 '한국의 맛'을 중국에 알려 왔고 또 중국의 미식에 매료되기도 했다. "비가 오면 한국에서는 전과 막걸리를 먹지만 저와 아내는 근처 중국식당에 가 마라탕을 먹습니다." 홍씨의 말이다.
창업 초기 홍씨의 가게를 찾는 사람은 주로 선양으로 여행 온 한국 관광객들이었다. 그러나 2013년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흥행하면서 그의 식당을 찾는 중국 손님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멀리서 일부러 홍씨의 식당을 찾는 손님도 늘었다.
고객들이 4일 홍씨의 식당에서 음식을 즐기고 있다. (사진/장자오천 기자)
홍씨의 매장을 방문하면 현재 한국에서 유행 중인 메뉴들도 맛볼 수 있다. 그는 중국 사람들은 맛있는 음식을 잘 알기 때문에 이들의 입을 만족시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고 말했다. 홍씨는 이를 위해 2~3개월마다 메뉴판을 손본다. 인기가 없는 메뉴는 삭제하고 대신 현재 유행하는 새로운 메뉴를 추가하는 식이다.
홍씨가 지난해 2월 스스로 개발한 '치즈화산빵훠궈'는 출시하자마자 인기 메뉴로 등극했다. '치즈화산빵훠궈'는 한국식 닭갈비와 빵, 치즈 등을 조합해 새롭게 해석한 메뉴로 특히 젊은이들에게 인기다.
홍씨는 이곳에서 타향의 온기를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에서 친구를 사귈 때 나이는 따지지 않는다"며 중국 친구들과 함께 술을 마시고 노래를 부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곤 한다고 덧붙였다.
홍씨가 자신이 그린 그림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우장민 기자)
그림을 전공한 홍씨는 여가 시간에 붓을 든다. 고향의 기억이나 선양시내 풍경 등을 화폭에 담는다. 이렇게 완성된 그림들은 식당 벽에 걸린다.
홍씨는 식당을 제하고도 선양에서 5개의 체인 빵집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중국의 시장 잠재력이 매우 크고 기회가 많다고 생각했다.
5G 네트워크, 모바일 결제, 고속철도… 홍씨는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중국의 모습에 놀라워 했다. 그는 "중국에서의 생활은 매우 편리하다"며 선양은 '제2의 고향'이라고 말했다.
홍씨는 "내년은 한·중 수교 30주년이 되는 해"라며 "양국의 관계가 더욱 좋아져 식당이 더 잘됐으면 좋겠다"며 웃어 보였다.
원문 출처:신화통신 한국어 뉴스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