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망 중국 난창 7월27일]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이 정교한 도자기 형태를 만들어내고 천년 역사의 청화(青花) 문양까지 재현하는 가운데, 중국의 '천년 도자기 도시' 장시(江西)성 징더전(景德鎮)시가 전통 공예와 AI가 만나는 현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얼마 전 징더전에서 열린 '2026 국제도자아카데미(IAC) 총회' 기간 한국 전문가 3명은 'AI 시대, 도자기는 어떻게 생명력을 지켜낼 것인가'를 주제로 기술이 가져온 산업 변화를 분석했다. 이들은 도예에서 수공예만이 지닌 고유한 정신적 가치도 짚었다.
AI는 창작 전 과정을 재편하며 도자기 산업의 효율성을 눈에 띄게 끌어올리고 있다. 브랜드 전략가인 이민식 씨는 생성형 AI가 창의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오랫동안 연구해 왔다. 그는 전 세계 도자기 산업이 점토 배합, 유약 색상 시뮬레이션, 기형(器形·도자기 형태) 모델링 등에 AI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일부 공정의 인건비를 낮추고 생산 효율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에는 수개월이 걸리던 비정형 도자기 형태 제작과 복잡한 장식 설계도 이제는 알고리즘을 활용하면 하루 만에 여러 가지 안을 만들어 수정·보완할 수 있다"며 "대량 생산의 진입 장벽도 크게 낮아졌다"고 말했다.
AI의 활용은 창의 산업 전반에도 과거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의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이씨는 한국 영화·영상 산업에서 AI 모델을 활용해 80여 개의 복잡한 장면을 단 8주 만에 제작한 사례가 있다며, 이는 과거라면 수년이 걸렸을 작업이라고 소개했다.

이 같은 디지털화 논리는 도자기 창작 분야로도 확산되고 있다. 전종현 디자인 평론가는 알고리즘이 흠잡을 데 없이 규격화된 완벽한 도자기를 만들어낼 수 있지만, 지나치게 매끄러운 디지털 미학에는 도예가 생명력을 이어가는 데 필요한 '손끝의 미학'이 결여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도자기 특유의 '손끝의 미학'이 무엇인지에 대해 공예 미학의 관점에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그는 도예가가 수천 시간 동안 흙을 반죽하고 물레를 돌려 형태를 다듬는 과정에서 사람과 흙이 오랜 시간 주고받은 대화를 통해 신체적 감각이 형성된다고 설명했다.
흙의 무르고 단단한 정도, 유약 농도, 가마 온도 등의 미세한 변화는 무의식적인 촉각에 의존하는데 이처럼 몸으로 축적한 경험은 알고리즘에 입력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전 평론가는 또한 요변(窯變) 현상이나 손으로 그린 청화의 번짐처럼 창작 과정에서 나타나는 우연성은 창작자의 심리 상태와 우연한 계기가 작품에 남긴 흔적이자 복제할 수 없는 개인만의 언어라고 덧붙였다.
그는 AI는 손의 영성을 대체할 수 없다며 동아시아 예술이 추구하는 것은 오랜 수련을 거쳐 형성된 독특한 기운으로, 이는 AI 알고리즘이 만들어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지선 큐레이터는 "수공예 도자기 작품은 관람객과 사용자가 전시장이나 가정에서 접하는 과정에서 저마다의 감성과 정신적 유대를 형성한다"며 "바로 이 점이 수공예 도자기가 AI로 대체될 수 없는 고유한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한 전시에서 장인이 전통 기법으로 손수 조각한 작품과 디지털 모델링 및 기계 가공으로 만든 작품을 접했다고 소개했다.
김 큐레이터는 "현재 도자기 산업이 표준화된 대량 생산을 추구하는 산업화와 수공예적 표현을 고수하는 창작, 그 양극단이 팽팽히 맞서는 중간 지대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도자기 산업이 '효율 지상주의'에 매몰돼 수공예 흔적이 담고 있는 인문학적 가치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장기적으론 독창성을 추구하는 동시에 디지털 도구를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민식 씨는 도자기 예술의 핵심 경쟁력은 완벽한 외관이 아니라며 "흙, 물, 불, 그리고 사람의 손이 서로 부딪히며 빚어내는 고유한 '불꽃'을 지켜낼 때 AI의 물결 속에서도 도자기만의 독보적인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원문 출처:신화통신 한국어 뉴스 서비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