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망 베이징 11월5일] 최근 수년간 중국에서 건강과 체중을 고민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 된 중국이 이제 비만 문제 해결에 고심 중인 것이다.
현재 중국 성인 중 절반 이상이 과체중 또는 비만이며, 오는 2030년에는 이 수치가 65.3%에 달할 것이라는 통계도 이미 2020년에 발표됐다.
상황이 이렇자 웰빙 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지난 7월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선 중국의 무가당∙저당 식품 시장 규모가 2027년에 9천억 위안(약 173조7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처음에는 잎채소가 듬뿍 들어간 샐러드에 살코기 단백질을 얹은 서양식 식단이 건강식 시장을 주도했다. 하지만 다양한 요리를 즐기던 중국인들의 입장에선 늘 아쉬움이 남았다.
경제적인 부담도 컸다. 베이징의 한 서양식 건강식 매장에선 아보카도잼, 삶은 계란, 야채, 건강밥이 들어간 샐러드가 68위안(1만3천원)에 판매된다. 지난해 민간 기업 직원의 평균 연봉이 6만8천340위안(1천300만원)가량임을 고려하면 부담되는 금액임이 틀림없다.
업계 내부에서도 건강식이 담백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들은 건강식의 여부는 재료, 양, 조리법이 아니라 칼로리에 따라 결정된다고 주장했다.
건강식 판도가 갑자기 바뀌어 기름, 소금, 설탕, 탄수화물을 줄이고 단백질과 야채가 풍성하게 들어간 볶음 요리, 만두가 건강식으로 등장했다. 중추절 월병이나 쭝쯔(粽子·대나무 잎에 싼 찹쌀밥으로 단오절 전통음식) 등 전통음식 역시 칼로리를 덜어낸 웰빙음식으로 재탄생했다.
이 같은 시장 트렌드에 발맞춰 푸젠(福建)성 샤먼(廈門)의 한 해안 마을에서 건강식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겅쉐(耿雪)는 삶은 닭고기, 생샐러드 등으로 주변 사무직 근로자나 피트니스 애호가들을 사로잡는 '따뜻한 중국 전통 건강식'을 판매한다.
그는 간장 치킨이나 과일 소고기찜 등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식의 맛과 영양을 유지하되 좀 더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메뉴를 선보여 인기다. "풀만 먹던 시대는 이제 안녕~ 따뜻한 요리는 중국인의 위장에 더 잘 맞아요." 다중뎬핑(大眾點評)에 올라온 댓글이다.
그는 신선한 재료에 대한 선호가 커지고 있다며 단순히 업무 중간에 연료를 주입하듯 건강한 중국 음식을 찾아먹는 것이 아니라 건강한 라이프 스타일로 여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가 밀집한 빌딩가가 아닌 주택가를 선택해 건강식 매장을 운영한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웰빙 바람은 번화가나 집 근처 식당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전통적인 길거리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 패스트푸드 역시 진화하고 있다.
2023년 중국 패스트푸드 체인인 라오샹지(老鄉雞)는 다이어트 메뉴를 출시해 젊은 층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또한 어러머(餓了麼) 등 음식 배달 플랫폼에서 주요 메뉴의 칼로리를 공개했다.
건강한 식단을 위해 집밥을 선호하는 사람도 늘었다.
광둥(廣東)성의 은행에서 근무하는 한 은행원은 토마토를 곁들인 스크램블 에그 등 가정식이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 트렌드를 맹목적으로 따르기보다 식단에서 탄수화물, 기름, 소금 섭취를 줄이고 건강에 해로운 식재료를 건강한 식재료로 대체하는 식으로 일정한 저녁 식사 루틴을 유지한 결과 7개월 동안 20㎏을 감량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내 건강식 발전은 건강한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하는 트렌드를 반영하는 것이라며 많은 사람이 이 과정에서 자기 자신을 새롭게 발견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원문 출처:신화통신 한국어 뉴스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