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망 베이징 3월4일] 명품백 대신 다양한 소재의 쇼핑백을 드는 게 요즘 중국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이미 도래한 '제4 소비사회'에서 간편함과 공유의 소비 생활을 추구하기 시작한 사람들은 더는 맹목적으로 명품만을 추구하지 않고 저탄소의 간편한 생태적 삶을 추구하고 있다.
◇'선전(深圳)시 백(bag)?'
언제부턴가 '선전시 백'이 인기몰이 중이다. '선전시 백'은 중국 혹은 글로벌 명품 브랜드가 아닌 선전시 시민들이 애용하는 에코백, 종이백, 밀크티 포장 비닐 등의 다양한 봉투를 지칭한다.
선전을 처음 방문한 사람이라면 거리∙지하철∙서점∙극장에서 많은 젊은이들이 명품백 대신 평범한 봉투를 들고 있는 모습을 보고 의아해한다. 선전 곳곳에서 보이는 다양한 재질과 색깔의 봉투가 바로 선전 시민의 대표 아이템 '선전시 백'이다.
'선전시 백'으로 불리는 각종 쇼핑백은 이제 대도시의 젊은이들 사이에서도 흔하게 만날 수 있는 아이템으로 실용성과 멀티성이 포인트다.
쇼핑백뿐만이 아니다. 이제 월수입과 관계없이 더 여유로운 삶을 추구하는 많은 젊은이는 '아낄 땐 아끼고 쓸 땐 쓴다'라는 소비 철학에 따라 오버핏의 티셔츠를 입고 크록스 슬리퍼를 끌며 에코백을 멘다. 이처럼 간편하고 실용적인 아이템은 소비의 '바로미터'로 자리 잡았다.
◇이성적이고 실용적인 소비가 '대세'
그렇다면 요즘 젊은 세대들이 이성적이고 검소해진 것일까? 이에 대해 경제학자들은 '그렇다'라고 입을 모은다. Z세대는 더 이상 브랜드나 명품을 맹목적으로 추구하지 않고 체면이나 브랜드만 보고 구매를 결정하지 않는다. 그들은 자신이 진짜 필요로 하는 것에 더 집중하고 제품의 품질, 가성비, 소비 체험을 중시하며 공유나 중고 거래를 선호한다. 이처럼 과거 맹목적으로 유명 브랜드나 고가의 제품을 추구하던 것과 확연히 다른 소비 철학과 가치관을 '반향소비'라 부른다.
이러한 소비 철학의 출현과 유행은 소비자가 체면 때문에 불필요한 사치품을 사는 대신 가성비가 뛰어난 제품을 추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 기업 정보 플랫폼 톈옌차(天眼査)가 발표한 '2023 중국 소비 테마 보고'는 바로 이러한 추세를 입증한다. 보고서는 "내가 구매하는 물건은 모두 나에게 꼭 필요한 것" 등의 이성적이고 실용적인 소비 성향이 비교적 오랜 시간에 걸쳐 주된 기조로 굳어졌다고 짚었다.
가격에 민감한 대중들은 점점 더 합리적이고 똑똑해졌다. 그들은 명품 프리미엄을 배척하고 경제적이고 미니멀한 삶을 추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러한 추세는 사회∙경제∙환경∙기업 및 소비자 개인에게 각기 다른 정도의 영향을 미치고 있다.
◇쇼핑백 뒤에 숨겨진 비즈니스 기회
'반향소비'는 경제∙사회 환경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왔다는 평가다. 다양한 상품의 포장 봉투를 들고 외출하면 봉투에 적힌 브랜드는 여러 장소를 옮겨 다니며 많은 사람에게 노출된다. 봉투를 든 사람은 어느새 봉투 속 브랜드의 움직이는 광고판이 되는 셈이다.
'선전시 백'의 인기 돌풍은 업스트림 업체인 종이백 생산업체로 전해졌다. 푸젠(福建)의 종이 제품 포장 연구개발∙생산∙판매 기업인 난왕(南王)테크는 지난해 5월 말 정식으로 상장을 신청했다. 상장신청서에 따르면 지난 2022년 난왕테크는 10억5천400만 위안(약 1천949억9천만원)의 매출을 올렸고 식품 포장재만 50억 개 이상을 판매했다.
에코백, 종이백은 실용적일 뿐만 아니라 어디에나 잘 어울리며 재사용이 가능하고 경제적이라는 여러 특징 덕분에 중국 사회에서 조용히 저변을 넓혀가고 있다.
원문 출처:신화통신 한국어 뉴스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