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망 화천 1월16일]중국 하얼빈(哈爾濱) 빙등 장인들의 솜씨가 강원도 화천군에서도 빛을 발했다.
중국의 산하이관(山海關)에서부터 한국의 광화문, 터키의 술탄 아흐메트 모스크, 이탈리아의 리알토 다리에 이르기까지 강원도 화천군에 세계 각국의 관광 랜드마크가 한데 모였다. 모두 하얼빈 빙등 장인들의 작품이다.
화천군이 지난 2003년부터 개최해온 '산천어 축제'가 한국 최대 겨울 축제로 자리매김하며 국내외 관광객의 발길을 끌고 있다. 기존에는 얼음낚시 중심으로 행사가 진행됐으나 2008년을 기점으로 하얼빈의 빙등을 도입해 관광객에게 더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최문순 화천 군수는 지난 13일 신화통신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하얼빈은 오랜 빙등 문화를 자랑한다"며 "하얼빈 빙등예술박람센터를 찾았을 당시 하얼빈과 협력해 호혜상생을 실현할 수 있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최 군수에 따르면 화천군과 하얼빈시는 2007년 협력과 관련해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그해 말 하얼빈의 빙등 장인들이 처음으로 화천군을 찾아 2008년 초 개막 예정인 산천어 축제를 위해 빙등을 제작했다. 두 도시는 지금까지 10여 년이 넘도록 협력을 이어왔다.
하얼빈 빙등팀과 소통을 담당한 박진혁 화천군청 주민복지과 주무관은 올해 화천군 빙등광장에 중국관·한국관·세계관 3가지 테마가 준비됐다며 이는 하얼빈과 함께 정한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11월 말 한국에 온 32명의 하얼빈 빙등 장인은 약 한 달 동안 빙등 작품 35점을 완성했다.
이번 빙등 전시에서는 연녹색 대나무를 들고 있는 대형 자이언트 판다를 만나볼 수 있다. 마치 살아 있는 듯 섬세하게 조각된 판다의 발은 하얼빈 빙등 장인들의 뛰어난 기술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박 주무관은 엄지를 치켜 세우며 정교한 장인 정신을 높이 평가했다. "하얼빈 빙등 조각가들의 솜씨가 세계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이곳을 찾은 관광객 역시 하얼빈 빙등 제작팀의 기량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한국인 관광객 엄미애는 대형 얼음 미끄럼틀을 탄 뒤 "별 기대없이 왔는데 현장에서 거대한 얼음 조각과 그 정교함에 깜짝 놀랐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한국에 거주 중인 가나 유학생 나와르는 "나중에 기회가 되면 하얼빈 빙설대세계의 아름다움을 꼭 경험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매년 한 차례 열리는 산천어 축제는 화천이라는 작은 도시에 많은 수익을 창출한다. 겨울철 빙설 행사가 작은 도시의 상징이 된 것이다. 이번 겨울 하얼빈 관광이 큰 성공을 거두자 최 군수는 산천어 축제가 끝나면 하얼빈에 직접 가서 빙설 관광 도시 건설 경험을 배우고 도시 간 교류의 끈을 이어감으로써 동반 성장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원문 출처:신화통신 한국어 뉴스 서비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