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망 인촨 8월16일] 닝샤(寧夏)회족자치구 인촨(銀川)시를 다시 찾은 조복현 경희대학교 교수는 기억 속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전혀 다른 서북 도시를 방문한 것처럼 느껴졌다.
조 교수와 닝샤의 '인연'은 2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한국인 최초로 중국에서 송사(宋史) 연구를 시작한 유학생이던 조 교수는 허베이(河北)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밟으며 중국의 유명 송사 연구 학자인 치샤(漆俠) 선생을 스승으로 모셨다. 닝샤 출신이자 동창인 두젠루(杜建錄) 닝샤대학 서하(西夏)학연구원 원장의 초청을 받은 조 교수는 지난 1996년 닝샤로 여행을 떠났다.
조 교수는 길고 긴 중국의 역사 중에서도 특히 송대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이 시기가 경제와 문화가 매우 번성했던 시대인 만큼 당시 어두웠던 유럽과는 뚜렷한 대조를 이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중국으로 유학을 결정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조 교수는 "당시 중한 두 나라가 수교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미국이나 일본으로 유학을 가는 학생들이 많았다"며 "하지만 송사를 공부하려면 반드시 중국에 가야 한다고 생각했고 누구보다 첫 번째로 해내고 싶다는 바람이 있었다"고 말했다.
허베이대학 송사연구센터는 치샤 선생이 직접 세운 곳으로 주로 송사, 요(遼)∙하(夏)∙금(金)사 및 중국 고대사 연구와 대학원생을 양성하는 곳으로 '송사 연구의 본거지'라는 명성을 얻었다.
조 교수는 중국에서의 유학 경험이 자신이 평생 몸담은 학술 연구에 견고한 기반을 마련해 줬다고 생각한다. 그는 "훌륭한 스승과 동창이 있었고 사료가 매우 풍부해 학습 환경이 무척 좋았다"고 전했다.
조 교수는 지도 교수의 권유로 송대 경제사를 자신의 연구 방향으로 정했다. 조 교수는 "한국에서 이 문제를 연구하는 학자가 거의 없었던 관계로 이 주제를 따라 연구하면서 많은 학술적 성과를 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연구 활동을 활발히 펼친 조 교수는 2004년 이근명 한국외국어대학교 사학과 교수를 허베이대학 방문 학자로 초빙했다. 줄곧 한국에서 공부한 이 교수는 중학교 시절 중국 역사와 문화에 매료돼 대학교 3학년 때 송사 연구를 결심한 뒤 왕안석(王安石) 변법에 관한 저서와 여러 편의 송대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
이 교수와 조 교수의 '주선'하에 중한(한중) 송∙요∙하∙금∙원사 국제학술 송∙요∙하∙금∙원(元) 학술 심포지엄이 2005년 개최됐다. 이 심포지엄은 2년마다 열리며 허베이대학 송사연구센터와 한국 송원사학회가 번갈아 주최한다. 정기적으로 열리는 이 심포지엄은 중한 양국의 송∙요∙금∙원사 학계에서 깊은 영향력을 미치고 있으며 양국 학계의 교류와 협력을 촉진하는 중요한 학술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조 교수는 "비정기적인 소규모 국제 학술 교류회를 계획하고 있다"며 "한국 학자들이 중국 학술지에 논문을 발표하고 중국 학자들도 한국에서 논문을 발표하는 등 양국 학계의 관계가 매우 긴밀해졌다"고 평했다.
최근 수년간 조 교수의 연구는 송사 및 같은 시기 주변 소수민족 정권의 역사에 초점을 두고 있다. 바로 이 연구를 위해 올 여름방학 동안 조 교수는 이 교수 등 4명의 한국 학자와 함께 닝샤를 찾았다. 그들은 박물관, 문화 유적지, 고고학 연구소를 방문해 출토된 유물과 남아 있는 건축 유적을 통해 그 시기의 역사를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 기간 이 교수는 한국외국어대학교 역사문화연구소를 대표해 닝샤대학 서하학연구원과 교류 협력 프레임워크 협약을 체결했다. 양측은 공동으로 ▷학술 연구 ▷학술 회의 ▷학술 강연 등을 진행하고 각자의 법률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학술 연구 자료 및 정보를 상호 교환하기로 했다.
이 교수는 "프레임워크 협약의 내용을 실행에 옮겨 양측의 협력 교류를 촉진하는 데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원문 출처:신화통신 한국어 뉴스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