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망 항저우 1월3일]중국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시 둥신루(東新路) 한 쪽에 위치한 우린즈싱(武林之星)컨벤션센터에 들어서면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오래된 공장의 청벽돌담과 당시 헝가리산 산소발생장치를 운반했던 기관차 등을 발견할 수 있다.
항저우 산소발생장치그룹의 공장을 개조한 전시관에서 열린 '2021 아시아디자인매니지먼트포럼 및 생활혁신전시' 현장. (사진/정멍위 기자)
1900년대 이후 중국 도시 공업 변천사를 겪은 항저우 산소발생장치그룹의 옛 공장이 이젠 도시 문화를 대표하는 새로운 랜드마크로 다시 태어났다. 2021년 이곳에선 '제5회 세계레저박람회' '제23회 중국 항저우 시후(西湖) 국제박람회' 등이 잇따라 개최되면서 공간에 활력이 더해졌다.
"1950년 세워진 항저우 산소발생장치그룹의 원래 이름은 저장제철소였다." 항저우 산소발생장치그룹에서 근무했던 샤산뱌오(夏善彪·74)는 당시를 회상하며 1956년 이곳에서 신중국(1949년) 건국 이후 중국 최초의 산소발생장치가 탄생했다고 말했다.
1959년 항저우 산소발생장치그룹의 둥신루공장 건설 현장. (취재원 제공)
공기에서 산소를 분리하는 산소발생장치는 공업 발전을 촉진하는 데 굉장히 중요한 설비로 이를 통해 제조된 공업용 가스는 ▷석탄화공 ▷석유화학 ▷야금 등 업계에서 널리 사용된다.
개혁개방 이후 항저우 산소발생장치그룹은 해외의 선진 공기 분리 설비 기술을 도입해 연구개발(R&D)에 힘을 쏟았다. 그 결과 자체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한, 중국을 대표하는 관련 업종의 선두주자로 부상했고 둥신루공장도 바쁘게 돌아갔다.
직원들이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모습. (취재원 제공)
하지만 지난 2009년 항저우 산소발생장치그룹은 60년 가까이 머물렀던 둥신루를 떠나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공장 전체가 항저우시 린안(臨安)구 제조기지로 옮겨가면서 옛 공장 건물 여섯 채만이 덩그러니 남겨졌다.
이 공장 부지는 항저우에서 면적이 가장 크고 밀집도가 가장 높은 공업 유산이다. 총 면적은 항저우 산소발생장치그룹의 옛 공장 구역을 중심으로 4만3천730㎡에 달한다.
개조 전 옛 곳장의 모습. (취재원 제공)
2010년에는 유명 건축사무소인 스위스 HdM의 듀오 자크 헤르조그(Jacques Herzog)와 피에르 드 뫼롱(Pierre de Meuron)을 초청해 옛 공장 보수 및 개조 작업의 설계를 맡겼다.
이듬해인 2011년 항저우 산소발생장치그룹 건물들은 항저우시의 6번째 역사 보호 건축물로 지정돼 최대한 옛 모습을 보존할 수 있게 됐다.
산소발생장치를 운반하는 데 쓰인 옛 기관차. 이 기관차는 현재 옛 공장 건물 앞에 보존돼 있다. (사진/쉬순다 기자)
항저우는 오래된 공장에 공간의 재구성과 기능의 재창조로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었다. 이는 공업 유산의 문화적 생명 연장과 지속가능한 이용을 실현하는 것으로 중요한 의의를 지닌다. 항저우 산소발생장치그룹의 공장은 계획에 따라 예술∙영화∙엔터테인먼트∙미식∙쇼핑∙전시 등 기능을 한데 모은 국제 복합문화공간으로 꾸며졌다.
차오밍(曹鳴) 항저우 관광투자발전유한공사 회장은 "옛 공장터를 보존할 때 단순히 옛 것을 고치는 것보다 새로운 영혼을 불어넣는 것이 중요하다"며 "도시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새로워지는 생명체이기 때문에 역사의 흔적을 보존하면서 동시에 새로움을 더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옛 모습 그대로 보존된 청벽돌 벽면과 공장 옆에 설치된 굴뚝의 모습. (사진/우솨이솨이 기자)
원문 출처:신화통신 한국어 뉴스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