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망 베이징 9월 22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 국빈 방문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중요 회담을 위해 워싱턴을 찾을 예정이다.
이번 방문을 통해 양국 정상은 수개월 안에 상호 방문 일정을 소화하게 된다. 시 주석의 미국 국빈 방문은 지난 2015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그로부터 10여 년이 지난 지금,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양자 관계로 꼽히는 중·미 관계는 그동안 굴곡을 거듭해 왔다. 베이징과 워싱턴이 양국 관계를 어떻게 관리하고 협력의 공간을 열어가느냐는 양국은 물론 세계에도 갈수록 중대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 새로운 비전
5월 시 주석은 베이징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맞아 회담을 시작하며 세 가지 질문을 던졌다.
"중국과 미국이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뛰어넘어 대국 관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 수 있는가?" "손을 맞잡고 글로벌 도전에 대응하며 세계에 더 많은 안정성을 주입할 수 있는가?" "양국 인민의 복지와 인류의 앞날∙운명을 고려해 함께 양국 관계의 아름다운 미래를 열어갈 수 있는가?"
이 질문은 무역 갈등에서 기술 규제에 이르기까지 양국 관계가 수년간 격랑을 겪어온 상황에서 제기됐다. 시 주석은 세계 양대 강국이 올바르게 공존하는 방식을 찾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해 왔다.
베이징 정상회담은 이러한 노력에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었다.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3년, 나아가 그 이후를 내다보며 '중·미 건설적 전략 안정 관계'를 구축한다는 새로운 비전에 합의했다.
다웨이(達巍) 칭화대학교 전략안보연구센터장은 "중·미 양국 지도부가 폭넓게 인정하는 방식으로 양국 관계를 어떻게 규정할지에 대해 합의를 이룬 것은 10여 년 만에 처음"이라고 평가했다.
이후 중·미 관계는 두 정상이 제시한 궤도를 따라 전진해 왔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다가오는 정상회담을 준비하기 위해 지난 17일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가진 전화 통화에서 "정상 외교는 중·미 관계의 방향을 결정하는 중심 축"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이후 시 주석은 대면 회담, 전화 통화 등 다양한 방식으로 그와 연락을 이어왔으며, 때로는 비교적 격의 없는 형식을 취하기도 했다.
지난 5월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을 베이징 도심의 중국 지도부 집무·거주 공간인 중난하이(中南海)로 초청해 소인수 회담을 했다. 외국 정상에게는 좀처럼 하지 않는 초청이었다.
양국 정상은 담소를 나누며 걸었고 때때로 발걸음을 멈추고 정원 안에 우뚝 솟은 고목과 각양각색의 월계화를 감상했다.
시 주석은 이후 차담회(茶談會)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를 희망하고 있으며, 나는 중국 인민이 중화 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하도록 이끌고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방향을 정확히 잡고 방해를 제거해 양국 관계의 안정적 발전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공식 회담장을 벗어난 순간들은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 간 만남의 특징으로 자리 잡았으며, 보다 개인적인 분위기 속에서 서로의 국가와 관점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왔다.

이러한 교류는 두 정상이 처음 만난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플로리다주에 위치한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별장 마러라고에서 시 주석은 '구층지대 기어누토, 천리지행 시어족하(九層之臺 起於累土, 千里之行 始於足下)'라는 고사성어가 적힌 중국 서예 작품을 선물했다.
이 메시지에는 시 주석이 양국이 함께 만들어 가기를 기대한 중·미 관계에 대한 비유가 담겼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양국 정상이 중·미 관계 발전에 선의와 열정을 가진 양국 인사들을 결집시켜 관계라는 건물을 한 층씩 한 층씩 잘 쌓아 올려 그 관계를 더욱 견고하고 높이 세우며 찬란하게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밸러스트 스톤
시 주석은 지난해 한국 부산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경제무역이 중·미 관계의 걸림돌이나 충돌점이 아니라 '밸러스트 스톤'이자 추진기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종종 중·미 관계를 거대한 배에 비유하곤 했는데, 거친 파도 속에서도 항로를 유지하려면 밸러스트 스톤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2025년 미국 관세가 급등하자 중국은 단호한 대응 조치를 취하는 한편, 워싱턴과 협상을 이어가며 양국 간 이견을 조율하기 위해 노력했다.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이 베이징에서 만날 무렵 양측 경제무역 대표단은 '전반적으로 균형 있고 긍정적인 성과'를 거둔 상태였다.
그 이후에도 대화는 이어졌다. 가장 최근인 9월 20일 뉴욕에서 솔직하고 심도 있으며 건설적인 협상이 마무리됐다.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교류는 물론 국제무대에서도 무역전쟁에는 승자가 없다고 거듭 피력해 왔다. 그는 최근 뉴델리에서 폐막한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서 "사실은 '디커플링과 공급사슬 단절'이 우리의 발전 과정을 막지 못하며 '작은 마당과 높은 벽'은 스스로를 가두고 세계를 분열시킬 뿐이라는 것을 반드시 증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메시지는 시 주석이 미국 재계와 소통하는 과정에서도 핵심을 이뤘다. 그는 2024년 3월 베이징에서 미국 재계·전략학술계 인사들과 만나 중국과 미국 각자의 성공은 서로에게 기회라고 역설했다.

올 5월 방중 기간 동안 시 주석은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애플, 엔비디아, 테슬라, 보잉 등 미국 주요 기업의 경영진 12명 이상과 자리를 같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미국 기업인들을 시 주석에게 한 명씩 소개하며 대표단에게 무게감을 더했다.
미국 학자이자 오랫동안 중국을 관찰해온 로버트 로렌스 쿤은 "미국과 중국 양측 모두 건설적인 전략적 안정에 큰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공지능(AI), 기후변화 대응부터 공중보건, 마약 단속에 이르기까지 중국과 미국 모두가 관련된 현안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쿤은 워싱턴과 베이징이 갑자기 완벽하게 협력할 것을 기대하기보다는 관세, 핵심 광물, 기타 문제들이 추가적인 긴장 고조로 이어지는 것을 막는 것이 시급한 목표라고 짚었다.
◇태평양을 잇는 가교
"국가 간의 교류는 국민 간의 친밀함에 달려 있고 국민 간의 친밀함은 서로 통하는 마음에 달려 있습니다." 시 주석은 중·미 관계의 기반이 양국 국민에 의해 다져졌다고 보고 있다.
시 주석의 미국 방문이 21일 공식 발표된 가운데, 최근 그가 미국 대학생들에게 보낸 답신도 공개됐다. 시 주석은 서한에서 양국 국민의 상호 이해와 친밀감을 높이며 양국 관계가 안정적으로 멀리 나아갈 수 있도록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중·미 관계가 바닥을 치던 시기에도 시 주석은 미래 세대인 청년들에게 주목했다. 그는 청년들이 양국 관계의 미래와 희망을 짊어지고 있다고 믿었다.
2023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지도자회의 참석차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했을 당시, 시 주석은 향후 5년간 미국 청년 5만 명을 중국에 초청해 교류·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올해 5월 기준 이 목표는 당초 계획보다 2년 반 앞당겨 달성됐다.
많은 참가자들은 직접 중국을 경험하고 중국 청년들과 우정을 쌓을 기회를 준 데 대해 시 주석에게 감사 편지를 보냈다. 시 주석도 양국 청년들이 태평양을 잇는 '우정의 사절'이 되어 달라고 격려했다.
2026년 레이건연구소 여름 설문조사에서는 젊은 미국인일수록 중국을 미국의 중대한 위협으로 바라보는 비율이 뚜렷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인적 교류에 대한 강조는 청년 세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시 주석은 1985년 첫 미국 방문 당시 만난 아이오와주의 오랜 친구들과 수십 년간 연락을 이어왔으며, 제2차 세계대전 '플라잉 타이거즈' 참전용사들과도 서신을 주고받으며 당시 양국 국민 사이에 형성된 유대를 되새겨왔다.
시 주석은 과거 "인적 교류를 위해 더 많은 다리를 놓고 더 많은 길을 닦아야 한다"며 "각종 장벽을 세우거나 위축 효과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 바 있다.
시 주석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태평양을 건너온 또 다른 우정 이야기가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았다.
1999년 미국인 교사 로널드 사콜스키는 중국 북부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에서 사막화 방지를 위해 나무를 심던 중국인 여성 인위전(殷玉珍)의 활동을 돕고자 5천 달러를 기부했다. 인 씨는 이 자금으로 5만 그루가 넘는 나무로 이루어진 숲을 일궜다.
사콜스키와 인위전이 8월 중국에서 재회했을 때, 미국으로 돌아가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으냐는 질문에 그는 "다리"라고 답했다.
그는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회담이 그 다리를 건설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다리를 다시 놓을 준비가 돼 있다"며 "미국은 준비됐는가? 나는 그렇다고 믿는다"고 전했다.
원문 출처:신화통신 한국어 뉴스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