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망 허페이 4월1일] 디지털노마드가 중국의 농촌 진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따뜻한 봄날 주원징(朱文靜)의 '사무실' 창문 밖으로 보이는 것은 빼곡히 서 있는 빌딩이 아니라 하얀 벽, 검은 기와로 된 전통 가옥, 면면히 이어지는 산, 황금빛 물결이 일렁이는 유채꽃밭이다. 올해 23세인 그는 "항저우(杭州)의 화이트칼라 일을 그만두고 이곳에서 체류 중"이라고 말했다.
중국에서 관광지로 유명한 안후이(安徽)성 황산(黃山)시 이(黟)현이 구축한 황산 디지털노마드 커뮤니티에는 주원징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온 20여 명의 청년이 워케이션 방식으로 머물고 있다.
작은 강변에 위치한 디지털노마드 커뮤니티는 현지의 양주공업유적지를 개조해 건설됐다. 커뮤니티 홀에 들어서면 몇몇 젊은이들이 중앙에 있는 긴 테이블에 앉거나 벽 쪽 소파에 기대 자신의 인생 이야기와 일 경험을 이야기하고 있다.
우융쩌(吳永澤) 커뮤니티 운영자는 "이곳에 58개의 방이 있다"면서 설립한 지 1년도 되지 않아 500명에 가까운 사람이 이곳에서 머물렀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커뮤니티 입주 기간은 최소 2주이고 최대 3개월 이상은 권장되지 않는다며 "더 많은 젊은이가 이곳의 생활과 일 방식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입주 기간을 제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수년간 글로벌 디지털화 흐름 속에서 디지털노마드는 '워라밸(삶과 일의 균형)'을 추구하는 새로운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이에 중국 농촌 디지털노마드 커뮤니티 역시 네트워크 경제 시대의 주요 인재인 디지털노마드를 잘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우융쩌는 "이곳 커뮤니티는 단순한 체류 공간을 넘어 직업을 초월한 청년 간 교류, 청년과 농촌의 양방향 발전을 이끌어 내는 플랫폼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저는 농촌 신청년을 위한 산업에 몸담고 싶습니다."
대학 졸업을 앞둔 덩야원(鄧雅文·21)은 황산시의 또 다른 농촌 디지털노마드 커뮤니티의 준비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농촌의 유휴 주택을 이용해 '커뮤니티+소규모 위스키 공장'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주말이면 주원징은 바쁜 시간을 보낸다. 여행 블로거로 활동하며 황산 현지의 각종 여행 활동에 고객을 유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러한 라이프 스타일을 통해 일정한 수입을 벌며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고, 무엇보다 현지 농촌 관광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22일 황산 디지털노마드 커뮤니티에서 멀지 않은 이현 펑우(豐梧)촌에선 커뮤니티 구성원이 기획한 '국제 농촌 영화 제작 시즌' 행사가 막을 올렸다. 이후 며칠 동안 커뮤니티 구성원들과 국내외 감독들은 오스카상 수상작 '와호장룡(卧虎藏龍)'의 촬영지인 훙(宏)촌과 후이저우(徽州) 옛 마을에서 단편영화를 촬영해 중국 농촌 문화를 선보일 예정이다.
저녁 행사 교류회에서 감독과 커뮤니티 구성원들은 자신의 새로운 각본을 이야기하고 서로 평론과 도움을 주고받았을 뿐만 아니라 농촌을 주제로 한 영화 촬영과 농촌 문화 진흥 지원에 대해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처럼 중국에선 디지털노마드 자원을 유치하고 이용하는 농촌이 늘고 있다. 윈난(雲南)성 다리(大理)고성 주변에는 예술, 디지털 크리에이티브 등 산업 발전에 중점을 둔 '디지털노마드' 커뮤니티 브랜드 10여 개가 들어섰다. 쓰촨(四川)성 쯔양(資陽)시 런리(仁里)촌에 있는 디지털노마드 커뮤니티는 한국 청년의 '마을 카페' 창업과 인터넷 인재 장기 체류를 유치했다. 저장(浙江)성 리수이(麗水)시는 '디지털노마드 발전 8개 조치', '디지털노마드 장기 체류 여행으로 만들어가는 리수이 계획'을 발표하고 디지털노마드를 통해 더 많은 인재, 프로젝트 등이 농촌으로 모이고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도록 힘쓰고 있다.
원문 출처:신화통신 한국어 뉴스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