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망 쿤밍 3월4일] 윈난(雲南)성 다리(大理)바이(白)족자치주 난젠(南澗)이(彝)족자치현의 한 결혼식 피로연에서 탸오차이(跳菜·이족 전통춤) 음악이 울려 퍼진다. 이족 전통의상을 차려 입은 한 여성이 쟁반을 머리에 이고 흥겨운 리듬에 맞춰 음식을 식탁으로 나른다. 그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대표이자 무형문화유산 프로젝트 '이족 다거(打歌·결혼식 때 추는 전통춤)' 성(省)급 대표 전승자인 루리화(魯麗華)다.

'탸오차이', '다거' 등 이족 무형문화유산 프로젝트를 보유하고 있는 난젠현은 '중국 민간 탸오차이 예술의 고장'으로 불린다. '타이차이우(抬菜舞)'로도 불리는 탸오차이는 지난 2008년 국가급 무형문화유산 대표 프로젝트 목록에 포함됐다. 리듬을 타며 노래하고 춤추면서 현지 음식을 주방에서 식탁으로 옮기는 곡예와도 같은 이 전통춤은 춤, 음악, 음식 문화가 절묘하게 융합된 전통 의례로 오랫동안 난젠 및 주변 지역에서 전해져왔다. 이족은 연회에서 음식을 낼 때 손님을 존중하고 경사로운 분위기를 북돋는 의미로 모두 이 전통춤을 춘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이족 노동요인 산가(山歌)를 듣고 탸오차이를 보며 자라면서 점차 이러한 민족문화를 좋아하게 됐습니다." 루리화는 전인대 대표로 선출된 후 민족문화 전승과 농촌 진흥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는 고향의 경제적 발전과 민족문화 계승·혁신이 불가분의 관계라는 생각에 마을 곳곳을 다니며 탸오차이팀을 조직하고 산가 기예를 전수했다. 탸오차이와 외식, 웨딩, 관광 등 업종 융합을 추진해 주민들의 일자리 창출과 소득 증대를 도모한 것이다.
난젠 탸오차이와 우량산(無量山) 잉화구(櫻花谷) 관광이 연계돼 관광지에 무형문화유산 전시·공연이 마련되면서 주민들은 농사 외에도 공연·서비스 등으로 수입을 올릴 수 있게 됐다.

"무형문화유산 전승은 기예를 전승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민족정신의 연속을 의미합니다." 루리화는 소수민족 문화 보호와 전승을 위해 젊은 층의 참여를 이끌어내고자 고심했다. 최근 수년간 그는 학교 캠퍼스, 커뮤니티에서 무형문화유산 활동이 이뤄지도록 추진하고 난젠현의 학교에서 무형문화유산 상시 교육을 실시했다. 또 마을에서 이족 전통 노래와 춤 전시·공연을 펼치고 이족 탸오차이·다거 등 기예를 문화예술 종사자와 애호가에게 전수했다.

난젠현은 최근 수년간 무형문화유산의 전승과 발전을 위한 다양한 조치를 실시했다. 그중 ▷100개의 탸오차이팀 육성 ▷100명의 탸오차이 예술인 양성 ▷100개의 탸오차이 무대 건설 ▷100개의 탸오차이 마을 구축 ▷100개의 탸오차이 상점 지원 등 내용을 담은 '5개의 100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루리화가 속한 현급 예술단 외에 난젠현에는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구성한 수많은 탸오차이팀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민족문화가 살아나면 마을에 혼이 생겨납니다." 루리화는 끊임없는 공부와 조사연구를 통해 민족문화가 농촌 진흥에 중요한 의미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는 공연이 있을 때마다 마을을 방문하고 주민들의 목소리를 경청한다. 그는 민족문화 전승에 관한 직접적인 경험과 깊은 고민을 가지고 올해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그는 모든 산가 가락마다, 탸오차이 동작 하나하나에 농촌 진흥의 힘이 담겨 있다고 굳게 믿고 있다.
원문 출처:신화통신 한국어 뉴스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