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망 베이징 10월23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한 여러 나라 지도자들이 러시아 카잔에 모여 '제16차 브릭스(BRICS) 정상회의'를 개최하면서 세계는 급부상하는 이 국제 메커니즘이 어떻게 자기발전을 추진하고 글로벌 고민에 대응하는지 다시 한번 주목하고 있다.
브릭스 협력의 확고한 지지자인 시 주석은 당시 5개국을 쭉 뻗으면 짧고 길지만, 꽉 쥐면 강력한 주먹을 형성한다며 한 손의 다섯 손가락에 비유했다.
지난해 회원국이 늘어나면서 이 손은 더 크고 강해졌다. 시 주석의 비유의 본질은 갈수록 더 적절해지고 있다.
세계가 새로운 격동과 변화의 시대를 헤쳐 나가는 가운데, 가장 큰 개발도상국 지도자인 시 주석은 글로벌 사우스의 선도 계층인 브릭스가 인류를 위해 더 나은 공동 미래를 건설하는 데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이끌 준비를 하고 있다.
◇황금 같은 가치
브릭스(BRICS)는 브라질(Brazil), 러시아(Russia), 인도(India), 중국(China), 그리고 남아프리카공화국(South Africa)의 첫 글자를 따서 만들어진 약자다. 중국어로는 금전(金磚, 금 벽돌)으로 불리며 엄청난 잠재력과 밝은 미래에 대한 낙관을 의미하고 있다.
이러한 낙관적 시각은 시 주석이 브릭스에 참여하는 데 있어 두드러지게 드러나고 있다. 시 주석은 줄곧 브릭스를 중국의 외교 정책 의제에서 높은 순위에 두고 있다. 그가 중국 국가원수로서 브릭스 다자간 무대에 처음 등장한 것은 지난 2013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제5차 브릭스 정상회의' 다. 그는 임기 첫 2년 동안 다른 4개 브릭스 국가를 모두 방문했다.
말레이시아의 중국 문제 선임 연구원인 분 나가라는 "시진핑 주석이 이끄는 중국은 브릭스의 성공에 크게 기여했다"고 언급했다.
회원국들의 공동 노력 덕분에 브릭스의 황금 가치는 꾸준히 상승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브릭스가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0년의 18%에서 2021년의 약 26%로 매해 꾸준히 증가했다.
이처럼 괄목할 만한 성장의 원동력 중 하나는 실질적 성과에 대한 강력한 지향으로 꼽힌다. 시 주석은 "브릭스는 단순히 말만 하는 곳이 아닌 일을 처리하는 태스크포스(TF)"라고 강조한 적이 있다.
이러한 정신에 따라 실질적 협력은 항상 브릭스 메커니즘의 기초로 자리잡았다. 신개발은행(NDB)의 출범이 대표적인 예다. 상하이에 본사를 둔 이 다자기관은 2023년 말까지 회원국을 대상으로 약 350억 달러 규모의 105개 프로젝트를 승인했다.
브릭스의 변화하는 발전 요구 사항을 고려하여 시 주석은 지난 2017년 중국 푸젠(福建)성 해안 도시 샤먼(廈門)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국가 간의 유대감과 브릭스 상호 협력의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다른 회원국 지도자들과 함께 문화 및 인적 교류를 브릭스 협력 엔진에 공식 편입시켰다.
정치·안보, 경제·금융, 문화·인적 교류 등 세 가지 엔진에 힘입어 브릭스 협력은 더욱 실질적인 진전과 강력한 대중적 지지를 얻고 있다.
왕레이(王磊) 베이징사범대학 브릭스협력연구센터장은 브릭스 협력의 독특한 가치는 단순한 경제적 틀을 넘어 기존 서방의 일부 보호주의적이고 배타적인 정치, 군사, 경제 동맹과는 현저히 대조적인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으며 브릭스는 혁신적인 국제 협력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의 말을 빌리면 브릭스 협력은 정치 및 군사 동맹의 낡은 공식, 이념에 따라 선을 긋는 전통 사고방식, '너가 이기면 내가 진다' 및 '승자 독식' 등 옛 개념을 초월한다.
금전(金磚, 금 벽돌)의 기록은 브릭스가 '잡다한 무리'에 불과하다는 등 여러 전문가들의 암울한 주장이 틀렸다는 걸 충분히 보여줬을 뿐만 아니라 다른 세계에 대한 매력을 크게 증가시켰다.
◇위대한 브릭스
지난해 8월 24일 오전(현지시간),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 위치한 샌튼 컨벤션센터는 브릭스의 역사적인 확장 발표로 박수가 울려 퍼졌다. 시 주석은 기자회견에서 "브릭스 국가와 개발도상국이 연합하려는 결의를 보여줬다"고 밝혔다.
브릭스 메커니즘이 출범한 이래, 개방성과 포용성은 회원국들의 변함없는 약속으로 남아 있다. 시 주석은 브릭스 국가가 폐쇄된 클럽이나 배타적인 서클에 국한되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2013년 남아공 더반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회의에 처음 참석했을 때 "한 그루의 나무가 숲을 만들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1년 후 브라질 포르탈레자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개방성, 포용성, 윈윈 협'의 '브릭스 정신'을 제안했다.
브릭스는 이처럼 개방적인 사고방식을 통해 다른 국가의 지도자들을 정상회의에 초대하는 전통을 발전시켰다.
2017년 고대 항구도시로부터 중국 개혁개방의 역동적인 허브로 발전한 샤먼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시 주석은 이러한 관행을 바탕으로 '브릭스+'를 주창해 다른 신흥시장과 개발도상국의 참여를 독려했다.
사실 샤먼은 지난 1985년 시 주석이 32세의 나이에 부시장으로 일하게 된 도시이기도 하다. 시 주석의 주도로 브릭스 국가 신(新)산업혁명 파트너십 혁신기지가 샤먼에 자리 잡았다.
수년에 걸쳐 이어온 전례 없는 대변혁 속에서 시 주석은 흔들림 없이 개방성과 협력을 옹호해 왔다. 시 주석은 2022년 '제14회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새로운 정세에서 브릭스 국가들이 개방된 문으로 발전을 추구하고 열린 팔로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1년 후, 60여 개국이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 모여 브릭스 정상회의를 가졌다. 이번 회의에 대해 시 주석은 "각국에 편을 들 것을 요구하는 행사도 아니고, 블록 대립을 조성하는 행사도 아니라"며 "오히려 평화와 발전의 구조를 확대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부연했다.
2024년 1월 1일 기준, 정식으로 신규 회원국이 된 국가 외에도 30여 개국이 브릭스 가입을 정식 신청했다. 더 많은 개발도상국이 브릭스와 더 긴밀한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메크리 알리에프 브릭스 국가 신산업혁명 파트너십 혁신기지 이사는 "이 국가들이 브릭스에 가입하고자 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며 "그들은 미래를 보고 브릭스의 잠재력과 기회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 큰 목소리
브릭스는 확장 결정 후 3개월 만에 초대된 회원국의 지도자들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UN) 사무총장과 함께 가자지구 상황에 대한 특별 정상회의를 열었다. 이 같은 특별 회의가 열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시 주석은 브릭스가 확대된 후 더 큰 협력을 위한 '좋은 시작'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이번 정상회의에 대해 알자지라는 글로벌 사우스 주요 국가들이 "서방이 지배하는 세계 질서에서 더 큰 발언권"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스티븐 그루즈드 남아공 국제문제연구소 분석가도 "서방 국가를 기다리지 않는 브릭스 그룹의 점점 더 커지는 자신감 있는 모습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브릭스는 국제적 환경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량이다. 보다 정의롭고 공평한 국제 질서를 발전시키는 것은 브릭스 협력에 대한 시 주석의 발언에서 일관된 주제였다.
브릭스 회원국과 다른 글로벌 사우스 국가 간의 효과적인 협력은 "글로벌 거버넌스 구조에 더 많은 벽돌을 추가하는 것"이라고 베이징 사범대학의 중국 전문가인 왕레이는 말했다.
신개발은행은 이러한 노력의 예이다. "은행 설립은 기존 금융 시스템에 유익한 보완 및 개선 역할을 합니다."라고 시 주석은 말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 대한 보다 심층적인 성찰과 보다 적극적인 개혁을 장려할 수 있습니다."
시 주석은 2023년 베이징에서 브라질 전 대통령인 지우마 호세프 신개발은행 총재와 회동했다. 회동 중 시 주석은 신개발은행에 더 많은 개발도상국의 현대화 구축을 이끌어달라고 요청했다. 호세프 총재는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시 주석의 비전에 공감한다며 "우리는 브릭스가 몇몇 국가만을 대변하는 비전을 원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대부분 국가가 브릭스에 참여하는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시 주석의 언급대로 국제 사회가 발전 기회를 공유하고 세계적 과제를 해결하려면 글로벌 거버넌스를 강화하는 것이 올바른 선택이다.
"경제적으로 브릭스를 필두로 한 '비서방 국가'들은 세계를 새로운 현실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이처럼 새로운 경제, 사회, 통화 유지 현상은 기존 전 세계가 약 80년 동안 기본 통념으로 받아들였던 것을 변화시키고 있죠." 글로벌 투자 전문가인 제프 D. 옵다이크의 설명이다.
브릭스 협력에 대해 관자오위(關照宇) 중국인민대학 충양(重陽)금융연구원 부연구원은 "반(反)서방적이거나 기존의 세계 질서를 전복하는 것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개발도상국에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불공정한 측면을 건설적으로 개혁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시 주석은 발전이 일부 국가의 특권이 아니라 모든 국가의 양도 불가한 권리라고 강조한다. 인류의 운명공동체를 건설한다는 그의 웅대한 비전에 따라 중국은 다른 개발도상국과 손잡고 각자의 현대화를 추진해 왔다.
시 주석은 중국은 항상 글로벌 사우스와 개발도상국의 일원일 것이라고 이미 수차례 강조했다.
"시 주석은 매우 명확한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중국은 세계 현대화 과정에서 다른 신흥시장 및 개발도상국과 협력해 아무도 소외되지 않도록 할 것입니다." 관 부연구원의 말이다.
원문 출처:신화통신 한국어 뉴스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