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구이양=신화통신) 귓가로 스치는 산바람, 흔들리는 다리...화장(花江)협곡대교 시공이 수년째 진행 중이다.
구이저우(貴州)성 안순(安順)시 관링(關嶺)부이(布依)족먀오(苗)족자치현과 첸시난(黔西南)부이족먀오족자치주 정펑(貞豐)현이 교차하는 지점에 위치한 화장협곡대교는 구이저우 류안(六安)고속도로의 핵심 프로젝트다.
지난 2022년 착공된 강철 현수교는 수면에서 수직 높이가 625m에 달한다. 내년에 완공되면 항저우(杭州)~루이리(瑞麗)를 잇는 항루이(杭瑞)고속도로의 베이판장(北盤江)대교를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높은 다리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안전모를 쓰고 건설용 리프트로 주탑에 오르면 화장협곡대교 캣워크가 보인다. 캣워크란 대교 양 끝을 연결하는 임시 공중 통로다. 건설 노동자들이 이 통로를 통해 고공 작업을 하는데 이때 고양이와 비슷한 자세를 취한다고 해서 그렇게 불린다.
"순간풍속이 최고 초속 40m 이상으로 대교 건설이나 안정성 문제가 대두됐습니다." 프로젝트 관계자는 캣워크 건설에 앞서 퉁지(同濟)대학과 협력해 도플러레이더(모션 센서)로 바람을 관측하고 분석함으로써 시공 안전을 보장했다고 소개했다. 방대한 데이터를 축적한 결과 교량이 위치한 지역의 연중 날씨 변화를 명확히 파악할 수 있게 됐다. 이는 후기 최적의 내풍설계를 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현수교의 경우 주케이블이 거의 모든 하중을 지지한다. 주케이블은 이렇게 몰린 하중을 양 끝의 주탑과 앵커리지로 분산시킨다.
현장 엔지니어는 화장협곡대교의 주케이블은 각각 217개 가닥으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무게 43.4t(톤), 길이 2천378m의 각 가닥은 직경 5.7mm의 특수 강선(steel wire) 91개로 구성된다. 다시 말해 전체 대교 주케이블에 사용된 강선은 총 9만3천km로 지구 적도를 두 바퀴 이상 돌 수 있는 길이다.
두꺼운 케이블 안에는 보이지 않는 '지혜'가 숨겨져 있다. 주케이블에는 광섬유 센서가 달린 3개의 스마트 케이블이 있다. 그중 2개는 온습도를, 다른 하나는 케이블이 받는 힘의 변화를 모니터링한다.
가파른 협곡을 가로질러 건설 중인 화장협곡대교는 복잡한 환경에 대처하기 위해 다양한 신공법이 도입됐다.
현수교에서 힘을 받는 중심인 앵커리지 부분은 대표적인 대형 구조물이다. 일반적으로 프로젝트 건설 시 콘크리트 구조물의 체적은 최소 1m³ 이상이다. 이번 화장협곡대교의 경우 1m³ 구조물은 부지기수며 최대 16만4천m³의 앵커리지도 사용됐다.
대규모 공사인 만큼 중국 각지에서 온 노동력이 대거 투입됐다. 관련 통계에 따르면 착공 이후 지금까지 2천 명 이상의 건설 노동자가 화장협곡대교 공사에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