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망 창춘 8월27일] 지린(吉林)성 지린시 쑹화(松花)강 주변에 위치한 작업장에서 스마트 생산라인이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작업자로 붐비고 기계 소리가 요란하던 전통적인 제조업 공장과 달리 넓은 작업장에는 무인지게차가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진짜 전통 제조업의 범주를 뛰어넘는 '성과'는 바로 지린 화학섬유그룹의 탄소섬유 원사 생산이다.
투명한 폴리아크릴로니트릴(Polyacrylonitrile, PAN) 방사용액이 수많은 미크론(1㎜의 1/1000)급 구멍의 방사판을 통과해 뽑아낸 수많은 흰색 실은 수십 개 공정을 거쳐 탄소섬유 원사로 '탄생'한다.
'신소재의 왕'이라 불리는 탄소섬유는 ▷강철보다 높은 강도 ▷알루미늄보다 가벼운 무게 ▷내열성 ▷내부식성 등 탁월한 성능으로 우주항공∙신에너지 등 전략적 신흥산업 장비제조 산업의 중요한 원자재로 각광받고 있다.
1950년대 말부터 랴오닝(遼寧)성, 지린성, 헤이룽장(黑龍江)성,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 동부를 아우르는 중국의 동북지역에선 전통 제조업이 발전하며 관련 기업이 속속 생겨났다. 그러나 비합리적인 산업 구조, 과학기술 혁신 전환 능력 부족 등 장기적 문제가 누적되면서 이 지역의 전통 제조업 우위도 점차 약화됐다.
이에 지린 화학섬유그룹은 탄소섬유 원사 생산에 기술 역량을 집중했다. 당시 세계 탄소섬유 시장은 미국, 일본 등 일부 국가가 독점하고 있었다.
2008년 지린 화학섬유그룹은 다년간의 연구개발과 아크릴섬유 생산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탄소섬유 원사 생산의 핵심 기술을 개발했고, 2012년 중국 최초로 T300급 폴리아크릴로니트릴 기반 탄소섬유 원사의 규모화 생산에 성공했다.
좡샤오둥(庄曉東) 지린 화학섬유그룹 부사장은 "탄소섬유 원사의 국산화로 국제 탄소섬유 원사의 가격이 40% 하락했다"고 말했다.
과학기술 혁신을 통한 지린 화학섬유그룹의 산업 업그레이드는 중국 동북 노후 공업 기지 진흥의 '현주소'라 할 수 있다.
지난 2023년 동북 진흥 전략 시행 20주년을 맞아 과학기술 혁신을 핵심으로 한 '신질(新質·새로운 질) 생산력'이 이곳에서 처음 제기됐다.
지린성 노후 공업 기지의 전통 우위 산업도 '새로운' 에너지를 확보하고 있다. 지난달 중국 제일자동차그룹(一汽·FAW)의 6천만 번째 차량이자 900만 번째 제팡(解放) 트럭이 지린성 창춘(長春)시 스마트공장에서 출하됐다. 최근 수년간 제일자동차그룹이 개발한 핵심 기술은 누적 870건을 돌파했고 발명 특허 신청 건수는 1만4천86건에 달했다.
광통신 산업 등 전략적 신흥산업 기업 역시 '오래되고 낡고 무거운' 노후 공업 기지의 이미지를 점차 벗고 있다.
창춘시에 본사를 둔 창광(長光)위성기술회사가 연구개발한 108개 '지린 1호' 위성은 야드급 상업용 원격탐지위성 성좌를 구축해 환경 모니터링, 도시 계획, 재난 대응 등 분야에서 고품질의 원격탐지 영상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창춘 창광천신(辰芯)마이크로전자회사(GPIXEL)가 연구개발한 상보형 금속 산화 반도체(CMOS) 이미지센서는 공업 검측, 생명과학, 천문 등 첨단장비제조 영역에서 활약하고 있다.
지린성 노후 공업 기지의 진흥 뒤에는 수많은 인재가 있었다. 지난해 지린성 인구는 13년 연속 순유출에서 순유입으로 전환됐다. 성(省) 간 순유입 인구는 4만3천400명에 달했다. 같은 해 지린성에서 취업하거나 창업한 대학졸업생은 13만3천 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원문 출처:신화통신 한국어 뉴스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