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망 베이징 6월2일]올 여름 쑤저우(蘇州)시에 궈차오(國潮·자국 상품 애용)와 함께 한푸(漢服)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쑤저우의 인기 상점가에는 다양한 전통문화 요소가 가미된 중국식 차음료, 문화 크리에이티브 상품 등을 판매하는 곳이 밀집돼 있다. 그중 한푸 매장들이 특히 눈길을 사로잡는다. 각기 다른 시기의 전통의상이나 중국 전통 요소와 현재 유행이 어우러진 '신중식(新中式)' 의상을 입고 거리를 거니는 관광객들의 모습은 마치 천년의 세월을 뛰어넘은 듯하다.
남회색 비단 두루마리, 수묵화풍의 쥘부채, 네모난 형태의 소동파(蘇東坡) 두건...여기에 동그란 금테 안경까지 쓰면 멋들어진 남성 한푸 스타일이 완성된다.
소셜미디어(SNS)에서 '한푸 아저씨'로 불리는 중젠민(仲健民)은 오랜 한푸 애호가로서 중국 전통의상 문화를 홍보하고 있다. 그는 원단·재질·무늬 등 전통의상에 대해 모르는 게 없다. 그간 실크 업종에 종사해온 그는 자신만의 한푸 브랜드를 론칭하기로 마음먹었다.
"한푸는 평범한 옷이 아니라 수천 년간 이어져온 중국 전통문화가 담겨 있습니다." 중젠민은 한푸가 추구하는 아름다움이 개성을 중시하고 자연을 사랑하며 문화적 콘텐츠와 매력을 추구하는 젊은 층의 수요와 맞아떨어지기 때문에 한푸시장을 매우 낙관하고 있다고 전했다.
통계에 따르면 한푸 관련해 100억 위안(약 1조8천900억원)에 달하는 소비시장이 새롭게 형성됐다.
원단 개발부터 기성복 디자인, 제작 및 판매, 한푸 메이크업·헤어 및 야외촬영까지...한푸 산업사슬이 꾸준히 완비되고 있으며 한푸가 문화관광 소비와 심도 있게 융합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전통산업 종사자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
중국 젊은 세대가 추구하는 패션은 이제 더 이상 서양 트렌드에 국한되지 않는다. 국가에 대한 젊은 세대의 자부심이 높아지면서 전통문화에 대한 정체성도 한층 강화됐다.
'한푸 디자이너'는 2000년대 출생자 팡찬(龐燦)의 직업 중 하나다. 한푸 매장을 운영하면서 박물관 굿즈 상품 및 전통문화 일러스트레이션도 디자인하는 미술 전공자인 그는 전통문화 분야에서 자신의 적성을 발견했다.
이처럼 '궈차오'의 열기는 의류를 넘어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중국인들은 동양의 미학과 현대의 표현 방식을 결합해 전통문화와 일상생활 간의 조화를 빚어낸다. 여기서 진화한 '신중식' 스타일은 생활 방식이자 철학으로 자리 잡았으며 '궈차오' 소비라는 새로운 트렌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방직·의류 산업이 발달한 창장(長江)삼각주 지역은 글로벌 핵심 실크직조·무역센터로 통한다. 이곳의 방직 기업들도 의류 디자인에 전통 중국 요소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쑤저우의 많은 실크 방직 기업이 생산라인을 늘리고 신기술을 도입하며 새로운 발전 가능성을 많이 창출해 내고 있다.
실크 제조업체인 상주카이(上久楷)도 예외는 아니다. 쑤저우시 우장(吳江)구에 위치한 본사에서는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시장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현대 생산 기술을 통해 무형문화재 송금(宋錦·송나라풍 비단)의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송금 제품은 중국에서 개최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주요 20개국(G20) 회의 등 여러 국제행사에서 국가 간 주고받는 선물인 국례(國禮)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처럼 송금은 SNS에서 가장 핫한 '신중식' 원단으로 천년의 세월을 넘어 또다시 패션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아이메이(艾媒)리서치가 발표한 '2024년 중국 궈차오 경제발전 현황 및 소비행위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궈차오' 경제 시장 규모는 2조500억 위안(387조4천500억원)으로 전년 대비 9.44% 증가했다. 오는 2028년에는 3조 위안(567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관측된다.
원문 출처:신화통신 한국어 뉴스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