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망 시안 3월22일] 빈틈없이 설비가 갖춰진 자동화 작업장, 쉴 새 없이 돌아가는 생산라인, 분주하지만 체계적으로 움직이는 직원들...다양한 종류의 광전기 제품이 하나둘 만들어져 포장을 기다리고 있다.
이런 제조 현장은 중국 동부 연해 지역이 아닌 친링(秦嶺)산맥 깊숙한 곳에 위치한 산시(陝西)성 안캉(安康)시 하이테크산업개발구에서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지난 2019년에 설립된 산시 쉬안이(軒意)광전기과학기술회사는 안캉시가 동부지역 산업을 이전받으면서 중점 유치한 기업이다.
안캉시는 중국 본토 깊숙이 위치해 있어 교통뿐만 아니라 시장 여건에 있어서도 연해 대도시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가오야단(高亞丹) 쉬안이광전기과학기술회사 부사장은 기업의 중심을 광둥(廣東)성 둥관(東莞)시에서 안캉으로 이전한 이유에 대해 "요즘 새로운 산업사슬은 시공간 제약의 영향이 크게 줄었다"면서 "생산 요소 배치가 가장 최적화되고 합리적인 곳이 바로 우리가 있을 곳"이라고 말했다.
최근 수년간 비용 절감, 경쟁력 향상을 위해 동부 연해 지역에서 서부 내륙으로 이전하는 기업이 적지 않다.
모회사가 저장(浙江)성에 위치한 충칭(重慶)완카이(萬凱)신재료과학기술회사는 최근 수년간 싼샤(三峽)저수지 지역에서 큰 성장을 거두며 중국 서남 지역의 주요 식품용 PET 생산기업이 됐다. 충칭시 푸링(涪陵)구에 정착한 지 3년 만에 회사의 매출액은 100억 위안(약 1조8천500억원)을 돌파했다.
모회사가 저장성에 있는데 왜 싼샤저수지 지역을 선택했을까? 짱훙후이(臧紅輝) 순회 사장은 "푸링의 우수한 수상 운송, 천연가스, 전력, 노동력 등 요소의 보장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면서 "이곳에서는 PET 1t(톤)당 생산 비용이 화둥(華東)지역보다 100여 위안(1만8천500원)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업으로선 이 정도 비용 절감은 대단히 큰 매력으로 다가온다"고 덧붙였다.
빠르게 완비되고 있는 내륙 지역의 교통 인프라 역시 발전을 위한 사업체의 이전을 촉진하는 외부 조건이 됐다.
안캉시를 가로질러 시안(西安)~충칭을 잇는 시위(西渝·시안과 충칭의 약칭) 고속철도가 한창 건설 중이다. 해당 고속철도가 완공되면 안캉시에서 시안까지 걸리는 시간은 불과 1시간 이내로 줄어든다.
산시성은 이미 중국 서쪽 개방의 중요한 문호가 됐고 시안 역시 중국-유럽 화물열차의 중요한 집결 중심지가 되면서 17개 국제노선이 상시 운행되고 있다. 지난해 이곳에서 출발한 중국-유럽 화물열차는 5천351편에 달한다.
중국이 발표한 일련의 지도의견 역시 중국 동∙중∙서부 산업의 새로운 '구조조정'을 촉진하고 있다. 중국은 지역 산업사슬 배치를 최적화하고 중요한 산업사슬 부문을 국내에 남기도록 하는 한편 중∙서부와 동∙북부 지역의 산업 이전 능력 건설 강화에 주력해 왔다.
우강(吳剛) 산시성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중국이 신(新) 발전 구도 구축을 가속화하고 산업 구조를 심층적으로 조정하면서 산업사슬∙공급사슬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동∙서부 산업 이전은 필연적인 추세가 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서부 지역이 비교적 저렴한 노동력∙토지 비용 등의 이점을 발휘해 지역 경제 성장을 이끌 수 있다는 평가다.
관련 통계에 따르면 2020~2022년 충칭이 유치한 공업 투자 프로젝트는 총 4천670개, 가용 자금은 6천425억 위안(118조8천625억원)으로 집계됐다. 산업 이전을 통해 충칭 제조업의 고품질 발전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내륙 지역은 산업 이전을 확보하기 위해 우대 정책을 끊임없이 내놓으면서 비즈니스 환경을 최적화해 동부 기업 유치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싱젠(邢健) 안캉시 발전개혁위원회 부주임은 현지 정부가 ▷이전 환경 개선 주력 ▷세수 우대 정책 시행 ▷심사∙승인 절차 간소화 ▷인력 자원∙취업 보장 강화 ▷범지역 협력의 시범 모델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 이전이 심화되면서 수많은 중∙서부 지역의 노동력이 더 이상 외부 지역으로 빠져나갈 필요도 없어졌다.
저장(浙江)성에서 10여 년간 의류 관련 일에 종사한 루쉐메이(盧雪梅)는 지난해 6월 안캉∙중국서부방직의류산업성(城) 소재의 한 방직품 기업에 취직했다. 그는 "그동안 아이 둘을 고향에 두고 외지에서 일했는데 이제는 고향에 돌아와 일하면서 아이를 돌볼 수 있게 됐다"며 지금의 일과 삶에 무척 만족한다고 말했다.
뤄서우중(羅守忠) 안캉서북방직산업(그룹)회사 회장은 제일 먼저 서부로 업그레이드 이전한 연해 방직의류기업이라면서 산업성이 지난해 운영에 들어간 후 이미 29개 방직의류기업이 입주하고 2천500여 명이 일자리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산업성을 연해 기업의 서부 이전 집결지로 만들고 안캉시를 중국 서부 최대의 방직의류 산업사슬 기지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원문 출처:신화통신 한국어 뉴스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