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7월 17일 드론으로 촬영한 저장(浙江)성 자싱(嘉興)시에 있는 징항(京杭)대운하의 하천. (사진/신화통신)
[신화망 항저우 10월10일] 유서 깊은 도시 중국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의 대운하를 따라 유람선이 미끄러지듯 이동하는 동안 확성기를 통해 유명 관광명소인 궁천(拱辰)교, 신이팡(信義坊), 우리먼(武林門)을 소개하는 멘트가 흘러나온다.
유람선 선장 쑹광치(宋廣齊)는 대운하에서 일하면서 수십 년 동안 징항(京杭)대운하의 항저우 구간이 발전을 이루는 모습을 목도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고대 도시 항저우는 징항대운하를 따라 발전했다"며 "오대십국시대(907~979년) 항저우는 대운하의 운송에 의존해 급속한 발전의 시기에 들어섰고 남동쪽 지역의 유명 도시로 발돋움했다"고 말했다.
징항대운하의 역사에 관한 책을 자주 읽은 그는 유람선에 탄 관광객들이 대운하에 대해 물어보면 해설을 해 주기도 한다.
2천500여 년의 역사를 지닌 징항대운하는 베이징과 항저우를 연결하는 대운하로 고대 중국의 중요한 수로 교통의 동맥 역할을 했다. 이 1천㎞에 달하는 운하는 2014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쑹광치는 배를 몰 때마다 해안 공원으로 변모한 한때 황량했던 산업 석유 저장고를 볼 때면 기쁜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1950년대 초에 지어진 샤오허(小河) 유류 창고는 항저우의 오래된 산업을 대표한다. 이 유류 창고는 한때 징항대운하 양쪽 구간에 산업화를 일으킬 수 있는 에너지를 공급했다.
현재 샤오허 유류 창고는 없어졌지만 항저우의 산업 유산을 기념하기 위해 3개의 오일 탱크가 지금까지 보존되고 있다.
지난해 7월 27일 산둥(山東)성에 위치한 징항대운하를 드론에 담았다. (사진/신화통신)
항저우에 거주하고 있는 노인 장웨이민(蔣衛民)은 징항대운하가 아름답지 않았던 시절을 회상했다. 남쪽 수로를 따라 걷던 그는 '징항대운하 물 위를 떠다녔던 검은 오염물질'을 기억한다고 말했다.
1950년대부터 수로 운송을 적극 활용한 산업 및 창고 기업으로 인해 징항대운하의 제방은 선박으로 가득 찼다. 그리고 1980년대 징항대운하로 유입되는 수백 개의 지류가 산업 및 가정용 오수를 흘려 보냈다.
당시 '공기에서 악취가 나기 시작한다면 당신은 항저우에 와 있는 것'이라는 유명한 말이 있을 정도로 환경오염은 심각했다.
이후 항저우시 정부는 포괄적인 수질처리 조치와 운하를 따라 조경을 갖추는 등 문제 해결에 나섰다.
수년에 걸쳐 징항대운하 항저우 구간의 수질은 5급에서 4급으로, 일부 지역 수질은 3급으로 개선됐다. 항저우는 맑은 물, 푸른 나무, 강둑을 따라 펼쳐진 아름다운 조경을 조성함으로써 대운하 복원이라는 목표를 실현한 것이다.
징항대운하의 수로를 따라 방치된 폐산업 현장도 산업 유산 보호와 문화경제 발전을 통해 변모했다.
과거 산업 현장이었던 궁천교의 서쪽에는 ▷중국 칼·가위·검 박물관 ▷중국 부채 박물관 ▷중국 우산 박물관 등 박물관이 많이 생겼다. 이러한 문화 클러스터는 대운하 관광에 새로운 관광 자원이 돼 줬다.
천장(陳江) 항저우시 징항대운하(항저우 구간) 종합보호센터 부주임은 "산업은 물러나고 문화가 유입됐다"며 "이는 산업문명의 보호와 도시문화의 계승을 결합하면서 생긴 결과물"이라고 소개했다.
수채화 작가 장톈톈(張甜甜)은 유람선이 지나가는 모습, 낚시를 하는 노인, 옷을 세탁하는 여성 등 대운하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상적인 모습을 수채화로 표현하기 위해 이곳을 방문한다.
그림으로 징항대운하의 문화를 홍보하고 있는 장톈톈은 "대운하 주변에 스튜디오가 있다"며 "징항대운하의 그림을 전시하는 이 스튜디오는 대운하로 관광객을 유치할 수 관광자원"이라고 말했다.
이제 60대가 된 장웨이민은 "대운하를 따라 일어난 변화는 중국 발전의 축소판"이라고 전했다.
원문 출처:신화통신 한국어 뉴스 서비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