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망 시안 11월14일] '중국식 햄버거'로 알려진 '러우자모(肉夾饃)'는 납작한 빵을 바삭하게 구운 후 소스에 조린 다진 돼지고기를 빵 안에 끼워 먹는 음식이다. 최근 이 음식이 장난감 상점에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러우자모'는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길거리 음식이다. 이 '러우자모'를 모델로 한 웃는 얼굴과 작은 팔다리를 가진 손바닥만 한 크기의 인형 '룽모모(絨饃饃·ROMOMO)'가 지난여름 출시 이후 시안에서 구매 열풍을 불러일으켜 화제다.
제품의 창의적인 디자인과 판매 과정에 호기심을 느낀 현지 젊은이와 관광객들은 '룽모모'를 사기 위해 한 시간 이상 줄을 서서 기다리기도 한다.
'룽모모'를 구매하면 셰프가 장난감 칼로 고기를 자르고 빵에 끼워 넣는 등 실제 조리 과정과 흡사한 방법으로 인형을 만들어 건넨다.
세프는 "살코기를 원하시나요, 아니면 지방을 좀 섞어 드릴까요?" "국물을 좀 더 넣어 드릴까요?"와 같이 고객과 소통하며 기호에 맞춰주기도 한다.
이러한 판매 과정은 라이브방송 플랫폼을 통해 생중계되는데, 최근 해당 라이브방송의 일일 평균 조회수가 5만 뷰를 넘어섰다.
"하나에 49위안(약 9천457원)으로 귀엽고 가격도 저렴해요. 어릴 적 가지고 놀던 주방 장난감이 생각나네요." 자신과 친구들을 위해 로모모 3개를 구입했다는 한 대학생의 말이다.
'룽모모'는 장보(張博·26세)가 디자인했다. 대학 졸업 후 3D 프린팅과 아트 상품 업계에 종사하던 그는 문화 크리에이티브 제품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음을 인식하고 두 명의 파트너와 함께 1년 전 중국식 햄버거 모양의 완구를 만들어 보자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다샹원보(大相文博)를 설립했다.
장보는 "제가 어린 시절 여행을 가면 랜드마크 모형의 열쇠고리나 장식품을 기념품으로 사곤 했지만, 요즘 젊은이들은 천편일률적인 제품에 식상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전통 문화적 요소와 현대적 미학을 접목하면 창의적이고 독특한 제품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부연했다.
중국의 문화 크리에이티브 시장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즈옌(智研)컨설팅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문화 크리에이티브 제품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13.09% 이상 증가한 163억8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또한 올해 중국 인력자원사회보장부가 발표한 신규 직업 목록에 문화 크리에이티브 제품 기획 운영자가 포함되기도 했다.
다샹원보의 통계에 따르면 '룽모모'는 지난 6월 출시 이후 20만 개 이상 팔려 나갔으며 기념품 가게, 온라인 플랫폼, 심지어 뉴욕과 시드니에서도 주문이 들어오고 있다.
다샹원보는 중국인들이 빵 속에 돼지고기 이외에 다른 재료를 끼워 먹기도 한다는 점에 착안해 기본 재료인 돼지고기 외에 고추, 감자, 상추를 주제로 한 인형들도 선보였다.
현재 중국에서는 현지 요리, 문화재, 랜드마크를 모티브로 한 봉제인형이 인기를 끌고 있다. 간쑤(甘肅)성박물관의 톈수이(天水)마라탕 인형이 대표적이다. 톈수이마라탕 인형은 채소와 고기를 직접 고르면 '요리'해주는 식으로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중국완구·영유아용품협회(CTJPA)에 따르면 봉제완구의 최대 소비층은 2000년대생으로 전체 구매자의 43%를 차지하고 있다. 그다음은 90년대생으로 36%를 점하고 있다.
올해 맥킨지앤컴퍼니가 발표한 중국 소비 트렌드 조사연구 보고서에서는 중국 Z세대가 정서적 교감과 감성을 추구하는 경향으로 인해 다른 세대보다 음식, 반려동물 용품, 문화·엔터테인먼트에 지출하는 비중이 높은 것으로 분석했다.
장옌(張燕) 산시성 사회과학원 문화관광연구센터 주임은 젊은 세대가 도시 생활의 압박 속에서 정신적 위안을 찾고 있으며, 귀여운 봉제 인형은 바로 이러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젊은 층이 생필품을 구매할 땐 가성비를 우선시하지만 관심사를 위해선 기꺼이 소비한다고 덧붙였다.
류쯔치(劉子齊) 다샹원보 공동 창업자는 제품 다각화를 위해 병마용·다옌타(大雁塔) 등 시안의 대표 문화재와 랜드마크를 방문하는 '룽모모'의 모습을 담은 엽서 세트를 제작했으며, '룽모모'를 주제로 한 단편 애니메이션도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역사적 요소와 전통문화를 활용해 젊은 층의 공감을 이끌어내며 더 많은 지식재산권(IP)을 인큐베이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문 출처:신화통신 한국어 뉴스 서비스